2분기 반영시 CSM 영향 미칠 듯
회사 신뢰도 하락에 주가도 하향 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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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가 무·저해지환급형(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을 2분기 수정해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과 삼일회계법인에서 '해지율 가정을 바꿔 재무제표에 반영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정으로 인해 DB손보의 미래이익(CSM) 수치가 바뀌고, 회사의 평판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新)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으로 실적이 좋아질 거란 기대감을 반영해 미리 올랐던 주가 역시 추가적인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재검토에 들어갔다. 감독당국은 앞서 'DB손보의 CSM이 타사 대비 지나치게 높다'는 경쟁사들의 민원을 받고, 이와 관련해 검토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삼일회계법인이 DB손보가 타사 대비 무저해지 보험에 대한 해지율 가정을 상대적으로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잡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해지율 가정을 높게 잡으면 그만큼 회사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서다. 감독당국은 해당 사항에 대한 수정을 요구한 상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DB손보의 해지율 가정에 문제가 있어서 감독당국에서 문제를 제기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4월 말에 해당 요구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1분기 실적에는 반영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DB손보는 “금감원과 삼일회계법인의 수정요구와 검토가 있어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DB손보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나 KB손해보험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요구가 반영된다면 DB손보의 CSM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이는 무엇보다 회사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분기 실적발표 과정에서 DB손보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적 발표 전만 하더라도 DB손보는 IFRS17의 최대 수혜 보험사로 꼽혔다. 한때는 장중가가 8만원 후반대까지 오르면서 4개월만에 40%가량 급등했다. 순이익에선 삼성화재를 뛰어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분기 당기순이익은 406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53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2% 줄었다. 현재 주가는 7만원 중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주가에 반영된 기대감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실적”이라고 지적했다.
IFRS17 하에서는 회사마다 각자 가정을 세워서 미래이익을 추정하는만큼, 앞으로도 DB손보의 회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계리 전문가는 ”비단 해지율 가정뿐 아니라 CSM 조정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며 ”회사가 내놓은 자료를 회계법인이 검증하는 작업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