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예상보다 큰 예실차 기록하며 1분기 실적 ↓
지난주 진행된 NDR 분위기도 싸늘…"불확실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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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신(新)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보험사 실적 변화를 살펴보는 가운데, 현대해상 역시 핵심 모니터링 대상 범주에 들어간 모양새다. 실손보험 판매가 가장 많은 보험사 중 하나이다보니, 금감원 역시 이에 초점을 맞춰 점검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와중에 주가는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특히 지난 12일 1분기 잠정 실적 공시 이후 실망 매물이 쏟아져나왔다는 평가다. 현대해상은 물론 손보업계 전체에 실적 불확실성이 작용하다보니, 당분간은 보수적인 흐름을 보일 거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현대해상의 실적 및 CSM(미래수익) 추정에 대한 적정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실손보험 손해율이 적정하게 가정되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현대해상 CSM을 살펴보고 있다”라며 “실손보험 손해율 가정을 제대로 측정했는지를 살펴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의 실적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손보사에 대해 금감원에서 실태조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 전체적으로 예년 실적보다 조 단위 이상의 순이익 증가가 발생하자 해당 실적에 대한 의문이 커진 상황이다. 금감원이 직접 설명회를 열어 시장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분주하다.
현대해상의 경우 새로운 회계제도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오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금도 투자심리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현대해상은 시장의 기대를 하회하는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한 3366억원을 기록했는데 IFRS17 도입으로 순이익이 대폭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 것과 상반된 결과다. 현대해상은 장기보험 손해액이 예상보다 많이 증가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예실차(예상치와 실제값과의 차이)가 마이너스(-) 720억원으로 적자전환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발표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고공행진했지만, 발표 이후 급격히 냉각됐다. 이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기업설명회(NDR) 분위기도 냉랭했단 평가다. 예실차가 생각보다 부진하고 CSM을 과도하게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부정적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증권업계에선 불확실성을 감수하고서라도 현대해상을 매수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싸늘한 반응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주에 진행된 현대해상 NDR 분위기가 썩 좋지 못했다. 실적발표 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차익 실현을 위한 대기 물량도 쌓였고 이후 CSM 부풀리기 논란 등이 발생하며 쉬었다 가자는 기류가 형성된 것 같다"라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에선 굳이 현대해상을 지금 사야 할까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실적발표 이후 현대해상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1일 3만87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으나 지난 18일 3만3750원까지 빠졌다. 고점 대비 약 13% 하락한 수준으로 NDR에서 싸늘한 분위기가 이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조사와 관련, 현대해상은 “비단 실손보험뿐 아니라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과 관련한 전반적인 부분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현재 상황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하기는 힘들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