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GS건설>롯데건설 순으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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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건설사 못지 않게 대형 건설사의 지방 사업장이 '아킬레스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분양 주택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미분양 사업장 대부분은 지방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인베스트조선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10대 건설사가 공시한 2022년 이후 계약한 주택 사업장을 집계한 결과 분양경기 저하수준이 높거나 매우 높은 사업장(이하 분양경기 저하 사업장)은 72.3%를 차지했다. 분양경기 저하 사업장 대부분은 대구·울산 등 지방에 위치한다.
지역별 분류 기준은 한국신용평가 리포트에 제시된 분류 기준을 참고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역별 분양경기 현황을 분석해 ▲분양경기 저하수준 매우 높음(대구, 울산) ▲분양경기 저하수준 높음(경기, 인천, 부산, 대전,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분양경기 저하 모니터링 지역(서울, 광주, 세종) 세 그룹으로 나눴다.
분양경기 저하 사업장이 많은 건설사는 대우건설(36곳), GS건설(26곳), 롯데건설(19곳) 순이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분양경기 저하 사업장 비중도 크다. 대우건설은 사업장 42곳 중 36곳(86.7%), GS건설은 사업장 33곳 중 26곳(78.8%)이 분양경기 저하 사업장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미분양 주택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그러나 전국 미분양 사업장 중 84.7%가 지방에 위치해 리스크로 남아있다. 지방의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도 전체의 81.3%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은 지난 3월 악성 미분양이 465가구로 전달 대비 34.4% 증가해 전국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미분양 주택 감소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민주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달간 미분양 주택수가 소폭 감소한 사례에 대해서는 개발업체들이 미분양 주택 중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했을 뿐이기에 유의미한 변화가 아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비우호적인 환경이다. 높은 개발원가(금리·토지비·공사비 등)와 미분양이 뇌관으로 남아있다. 하반기 부동산 전망을 쉽사리 하기 어려워 대형 건설사마저 선제적인 자금 확보에 나섰다.
한 증권사 PF 담당자는 "대형 건설사는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하기 때문에 지방 사업장 리스크가 유동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그러나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대형 건설사에 지방 사업장이 부담을 가중하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