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산업은행 비롯 교직원공제회도 앵커출자자
새마을금고와 동일 거래 LP로 나서긴 쉽지 않은 분위기
새마을 공백기에 교직원공제회의 부상(?)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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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 및 새마을금고 지역금고의 비위 행위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됨에 따라 당분간 새마을금고의 사모펀드(PEF) 대상 출자사업이 위축될 전망이다. 수년 간 공격적인 출자를 통해 PEF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은 새마을금고의 공백이 예상되면서 그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LP)에도 관심이 모인다.
새마을금고가 수년 새 PEF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데는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출자 기조가 한 몫 했다. 펀드 구성의 최대출자자, 즉 메인(앵커)출자자로 참여해 거래 주도하는 역할을 통해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최근 동부지방검찰청은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소속 차장(팀장급)과 M캐피탈 소속 부사장(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前 운전기사)을 구속 기소했다. 새마을금고의 출자사업이 당분간 예년과 같이 활발히 이뤄지긴 어려운 상황으로 평가 받는다.
이런 새마을금고의 출자 검토가 잠정 중단할 경우엔 새로운 출자자를 구해야하는데 새마을금고와 같이 과감한 출자에 나설 기관들이 현재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기관들의 출자 기조가 지난해 말~올해 초와 비교해 다소 완화했다곤 하지만 역시 수익성이 담보하지 않은 거래들에 대해선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기관들이 대부분이다.
국내 A 운용사 한 대표급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비위 행위와 관련한 수사는 언젠가는 진행될 사안이었다"면서도 "새마을금고의 출자 사업이 멈추면 특히 중소형 운용사들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새마을금고가 각광받기 이전 메인(앵커)출자자로 주로 거론된 기관투자자는 교직원공제회였다. 국민연금과 산업은행과 더불어 교직원공제회는 수년 전부터 앵커투자자 역할을 자처하며 PEF 시장 영향력을 키워왔다.
실제로 교직원공제회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까지만해도 산업은행과 비견할만한 앵커출자자로 거론돼 왔으나 코로나 시기 여느 공제회들과 마찬가지로 자금 부담으로 인해 출자사업을 대폭 축소하며 다소 위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엔 PEF 블라인드펀드 콘테스트 대신 리업(Re-up) 방식의 출자를 통해 검증된 운용사들에게 자금을 위탁하는 전략을 사용하며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나타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출자 사업이 불투명해지면서 교직원공제회를 향한 운용사들의 출자 요청이 늘어날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교직원공제회, 새마을금고 등 두 기관 모두 앵커출자자 역할을 맡는 출자 기조가 강한 기관이었기 때문에 새마을금고의 공백기에 교직원공제회가 반대급부로 부상할 수 있단 평가다.
국내 B 운용사 대표급 관계자는 "단일 거래를 두고 교직원공제회, 새마을금고 등 앵커를 자처하는 두 기관에 모두 출자를 요청하긴 쉽지 않았던 분위기였다"며 "새마을금고가 당분간 출자사업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앵커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투자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과정에서 교직원공제회가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수익자 우선 정책을 택하고 있는 교직원공제회는 급격한 금리 인상 시기 수익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자금 소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외 출자 사업을 줄이거나 사실상 중단했다. 현재는 내부 사정이 다소 완화한 것으로 전해지며 출자 사업 재개에 대한 분위기도 감지된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교직원공제회 PEF 출자사업 콘테스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자금 흐름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수시출자와 관련한 논의는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