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카카오엔터·SK온 등 조단위 딜 6건 독식
중소거래서 회계법인·외국계 IB 兆 이상서 존재감
김앤장 1위 유지한 가운데 2위 광장 바짝 추격 중
회계실사에선 삼정·삼일 각축전…EY한영 약진 눈길
거래 시장 침체 지속…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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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JP모건이 상반기 조단위 거래 6건을 수임하며 인수합병(M&A) 재무자문 1위에 올랐다. 대형 거래를 나눠가진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중소형 거래에 강점을 보인 회계법인들도 존재감을 보였다.
상반기 말로 접어들며 굵직한 거래들이 성사됐는데 하반기에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금리 부담은 크고, 매도자와 인수자의 시각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불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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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은 연초부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해외 투자자(FI) 유치를 맡으며 조단위 거래의 포문을 열었고, SK스퀘어의 SK쉴더스 매각도 1분기 중 진행했다. 2분기 들어선 더 분주했다. 미국 메드트로닉의 코스닥 상장사 이오플로우 인수를 자문했다. 6월에만 블랙록의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인수, SK온의 상장전 투자유치(프리 IPO), PI첨단소재 매각 등 잇단 성과를 올리며 독주 채비를 마쳤다.
UCK파트너스의 메디트 매각 자문을 맡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2위, JP모건 다음으로 대형 거래를 많이 이끈 크레디트스위스(CS)가 3위에 올랐다. UBS와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인 CS는 SK쉴더스 공동 매각 자문,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공동 매각 자문, KT클라우드 투자유치 등을 맡았다.
모건스탠리는 상반기 막판 프랑스 아케마의 PI첨단소재 인수를 성사하며 4위로 올라섰다. SK쉴더스 매각 등 조단위 자문에 참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SK온 투자를 도왔고, 에어퍼스트 공동 매각 자문을 맡으며 5위에 올랐다. 순위는 5위지만 2조원대 SK하이닉스 교환사채(EB) 발행을 단독 주선해 100억원대 수수료를 챙기며, 상반기 IB 중 최고 수준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7위는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를 조력한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차지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오플로우 매각을 도우며 10위권에 진입했고, SK온 투자유치를 공동 자문한 도이치가 11위를 차지했다.
회계법인 중에선 삼일PwC가 가장 분주했다. IMM PE의 현대삼호중공업 전환우선주(CPS) 투자 회수나 넥스플렉스 손바뀜 거래 등 사모펀드(PEF) 관련 거래는 물론 여러 대기업의 자산 매각을 자문했다. 거래 수임은 9위 삼정KPMG가 가장 많았다. 1000억원 안팎 거래 자문이 다수고, 대기업 자산 매각 일감도 있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NH투자증권이 MBK파트너스와 UC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를 도우며 순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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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와 삼일PwC는 회계실사 부문에서도 1위를 두고 접전을 벌였다. 삼정KPMG는 1분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 유치 및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전에 이어, 2분기 IMM PE의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실사를 맡는 등 18건의 실적으로 수위 자리를 지켰다.
삼일PwC는 17건의 실사를 맡으며 근소한 차이로 삼정KPMG를 따랐다. SK온 프리 IPO에선 삼일PwC가 SK그룹 측, 삼정KPMG가 투자자 측 실사에 각각 참여했다. 1분기 부진했던 EY한영은 2분기 들어 굵직한 거래들에 이름을 올리며 3위로 올라섰다. IMM PE의 KT클라우드 지분투자 외에도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과 이오플로우 인수 등 조단위 거래의 실사를 맡았다.
연초부터 메디트와 SK쉴더스 매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유치 등 거래에서 활약한 딜로이트안진은 2분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도회계법인은 에이블리 투자 유치와 SG프라이빗에쿼티의 한국특수가스 인수를 실사하며 5위에 올랐다.
국내외 IB나 회계법인 모두 주목도 높은 거래에 참여하며 존재감을 보였지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물밑에서 진행 중인 거래들이 많지만 실제로 현실화하기엔 쉽지 않은 분위기다. 국내외 경제환경의 불안정성이 확실히 걷히지 않은 터라 진짜 불황은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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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법률자문 시장에선 김앤장이 1위를 이어갔다. 메디트를 시작으로 SK쉴더스 매각과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 해외 투자자의 SK온 투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프리 IPO까지 상반기 핵심 거래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렸다. 비상장사 투자자 유치와 PEF의 회수거래, 대기업 자산 매각까지 두루 존재감을 유지했다.
2위 광장은 독주하는 김앤장을 바짝 뒤쫓는 모습이다. SK온의 프리 IPO에서 SK그룹을 단독으로 대리한 데 이어 MBK파트너스와 UCK컨소시엄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도왔다. 간만에 국내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 거래를 수임한 것도 눈에 띈다.
세종은 상반기 15건의 자문 실적을 쌓으며 3위를 지켰다. 1분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투자유치, 공개매수 방식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지분 인수를 맡으며 카카오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세종과 자문 건수 동률을 이룬 율촌은 4위를 차지했다. 세종, 태평양 등 경쟁사와 공동으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과 외국계 FI의 SK온 투자에 참여했다.
태평양은 SK온과 SM엔터테인먼트 거래 외에 이오플로우 매각을 도우며 5위에 올랐다.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인수후보 대부분을 도왔고, 블랙록의 승리로 결실을 맺었다. 화우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전 총괄 지분 인수 자문 및 이어지는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등에서 활약했다. 5월엔 김앤장과 함께 SK에코플랜트의 미국 블룸에너지 지분 추가 인수를 도왔다.
PEF 운용사의 바이아웃 거래 및 지분투자를 주로 자문한 KL파트너스와 LAB파트너스가 각각 7위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1분기 이스타항공 매각을 자문한 대륙아주는 2분기 문구·택배용라벨 업체 한국폼텍 매각을 성사시켰고, 린은 BGF그룹의 반도체 소재사 케이엔더블유 인수전 자문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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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M&A 시장이 위축된 여파로 인수금융 주선 경쟁은 은행과 증권사를 떠나 얼마 없는 빅딜을 누가 차지했느냐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금융 주선을 책임진 KB증권이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상반기 전체 실적은 4건에 불과하나 총 2조1613억원의 인수금융을 주선하며 실속을 챙겼다는 평이다.
2위는 스핀엑스 차환(리파이낸싱) 거래를 단독으로 따낸 하나은행이다. 작년 하반기에 이어 재차 인수금융 차환 거래를 주선하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자문에 이어 인수금융까지 단독 주선하며 3위에 올랐다.
1분기 모멘티브 리파이낸싱과 메디트 등 주요 거래를 따낸 KB국민은행과 삼성증권은 4위와 5위에 올랐다. 하나증권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리파이낸싱과 해외 인수금융을 주관하며 6위로 올라섰고 삼성증권과 메디트 인수금융을 공동 주선한 키움증권, 우리은행은 각각 7위와 8위를 차지했다.
신한증권은 상반기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2분기 최대 승부처로 꼽힌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투자에서 블랙록의 인수금융 주선 지위를 따냈다.
대규모 인수금융을 일으킬 만한 우량 거래를 찾기 힘든 상황에 증권사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에도 은행·증권사 사이 주선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