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빅딜 단독 주관에 일반 회사채 주선 1위
먹거리 줄어든 증권사 '안전한' 회사채 눈길
'대어'에 수요↑…대출 한도 찬 SK 적극 발행
롯데 등급 하향 등…하반기는 발행 감소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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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권사들의 회사채 주관 경쟁이 뜨겁다. NH투자증권이 '빅딜' 단독 주관 덕을 보며 KB증권을 제치고 상반기 일반회사채 주관 1위를 차지했다. 먹거리가 줄어든 증권사들이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리면서 한동안 회사채 주관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2023년 상반기 채권자본시장(D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증권사가 주관을 맡은 무보증 공모회사채(일괄신고 제외)는 40조1755억원이다. 연초 발행 급증에 힘입어 전년 동기(34조4848억원) 대비 발행 규모가 늘어났다.
자금 조달 수요가 높아진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섰다. SK그룹은 활발한 회사채 발행을 이어가며 상반기 기업집단별 회사채 발행에서 1위를 차지했다. 2분기에만 SK엔무브,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이노베이션, SK㈜ 등의 계열사가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한화그룹도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의 계열사가 각각 공모채를 발행했다.
대한항공(BBB+)은 4월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6000억원에 가까운 매수 주문을 받았다. 항공 부문 실적 정상화 추세가 나타나면서 수요가 살아났고 'A급'에 가까운 금리로 발행을 성공했다.
국채 등 초우량채가 발행 감소세를 보이고 회사채 '대어'들이 발행에 나서며 수요도 살아났다. 설립 후 첫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AA)은 발행액을 기존 목표인 5000억원에서 최대한도인 1조원으로 증액했다. 이달 22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4조700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다. 같은달 신세계(AA)가 진행한 2500억원 모집에는 1조29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고 LG유플러스(AA)의 1500억원 수요예측에는 1조54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에 SK그룹이 대출 한도가 찬 곳이 많아 회사채를 많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하이닉스와 SK㈜ 발행 주관에 따라 순위가 많이 갈렸다"며 "하반기엔 전반적인 크레딧 발행이 줄어들 텐데 은행 대출 조건이 좋아진 점도 있고, 롯데그룹은 등급이 떨어져서 회사채를 줄이고 기업어음(CP)을 많이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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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기근으로 DCM 주관 순위 의미가 흐려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리그테이블 경쟁이 치열하다. 먹거리 찾기에 나선 증권사들이 회사채 주관 영업에 적극 나서면서 올해 오랜 기간 변동없던 회사채 주관 순위도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주관사들 사이에선 올해가 기회라고 보고 준비에 나선 바 있다.
NH투자증권이 수년 간 '부동의 1위'를 지켜 온 KB증권의 아성을 깨고 상반기 일반회사채 주관 1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1분기에도 크지 않은 차이로 KB증권을 추격하며 적극 영업에 나섰고 결국 KB증권을 제쳤다.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수의 발행사들이 대표 주관사단 풀(Pool)을 크게 만든 것도 주관사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KB증권과 격차를 벌릴 수 있던 건 '빅딜' 단독 주관 덕이 컸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총 136건의 회사채 주관으로 KB증권의 156건보다 적지만 신한금융지주, 교보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등을 단독 주관하며 실리를 챙겼다. 7월 초 발행하는 NH농협은행의 신종자본증권에는 교보증권이 주관사단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NH와 교보의 조달 파트너십이 돈독해졌다는 평'이다.
ABS 발행을 포함한 전체 DCM 주관 1등은 KB증권이 차지했다. KB증권은 상반기 1조5729억원 규모를 주관하며 ABS 주관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엔 7811억원 주관으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라임펀드 사태로 인해 국민연금 제재가 있어 ABS 주관을 단독으로 할 수 없고 공동 주관만 가능했지만, 올해부터 제재가 풀리면서 주관 물량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올해 삼성물산 보증 PF건들의 차환이 돌아오며 유동 물량이 많았던 점도 고려된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KB, NH, 한투 등 회사채 강자들이 올해 채권 1위 경쟁 부담이 크다"며 "시장이 안좋다보니 위험한 딜보다는 비교적 안전한 일반 딜들로 돈을 벌어야하는데, 보통 수수료가 크진 않으니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반 회사채는 경쟁이 치열해 여전채, ABS 등에 힘을 주고 있어 동시에 위험부담은 커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금융 축소 등 전반적으로 증권업계의 '돈줄'이 줄어든 점도 기업금융 경쟁 강화에 불을 붙였다. DCM 리그테이블이 한동안 상위권뿐 아니라 전반으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회사채 부문을 주력하지 않았던 증권사들도 DCM 강화에 나서고 있다. 상반기 내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의 증권사들이 DCM 및 기업금융 부문 인력을 보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규모에 비해 DCM에 크게 힘을 주지 않았던 미래에셋증권도 올해는 DCM 연간 리그테이블 3~4위권을 목표로 잡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6위인 미래에셋증권은 '3강' 외에 신한투자증권, SK증권 등과 본격 순위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리그테이블 3위를 목표로 잡는 등 연말 순위 '지각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발행사들이 더욱 상반기에 많이 발행했고, 하반기엔 금리인상 막바지란 인식 때문에 발행사들이 금리에 더욱 신경 쓸 것"이라며 "최근 4분기에 발행을 잘 안하는 추세라 하반기는 3분기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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