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해외진출로 활로 모색
글로벌 진출 구호는 화려하지만...성공사례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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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규제에 금융사가 해외로 등 떠밀리고 있다. 국내 저평가를 벗어나기 위해서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에선 금융의 글로벌 진출을 외치고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고 금융이 궁극적으로 국가가 관리하는 산업이란 점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배당확대 등 기대감으로 올랐던 주가가 정부의 공공성 강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KB금융지주는 5만원대 중반이던 주가가 4만원대로 떨어졌다. 신한지주는 4만원이 넘던 주가가 3만원대로 하락했다.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도 연초에 올랐던 주가를 반납했다.
4대 금융지주 주가가 부진한 원인으론 해외투자자 이탈이 거론된다.
해외투자자들이 2분기 중 4대 금융지주 주식을 대거 매도했는데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외국인은 4월 이후 4대 금융지주 종목을 7000억원가량 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를 촉발한 것은 정부의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 ‘때리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실제 금융사들이 해외 IR을 나갈 경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정부의 금융산업에 대한 입장이란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투자자들이 금융지주의 비지니스 보다는 정부 규제에 관심이 크다”라며 “금융산업을 공공재로 보는 정부 인식이 해외투자자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부진한 주가는 국내 금융사에 대한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에 불과하다. 이는 글로벌 주요 금융사와 비교해서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국내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해외투자에 나서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경우 은행들 PBR이 1배~2배로 형성되어 있다. 즉, 국내 금융사 주주 입장에선 같은 자본을 넣었을때 국내에 투자하는 것보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금융사 투자가 수익이 좋은 셈이다.
이 관계자는 “국내금융사들이 주주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에 투자하는 것보다 해외 투자가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다”라며 “정부규제가 금융사 해외진출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한 위험요소도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의 글로벌 진출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나오던 구호이지만, 아직까지 해외에 나가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
일례로 최근 KB국민은행은 지난해 8000억원 손실이 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1조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해외에 있다 보니 부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어렵고, 그러다 보니 후속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해외 사업에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단면을 보여준다.
이렇게 정상화 되어도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그나마 베트남 정도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성공사례로 언급된다. 하지만 그러한 베트남마저도 해외 금융사에 대해 배타적으로 변하고 있다.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은 기본적으로 내수산업이란 점에서 경제 성장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해외 금융사에 배타적으로 변하게 된다”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국가도 시간이 흐를수록 해외자본이 금융을 지배하는 것에 배타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