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한 재무상황·불안정한 지배구조 배경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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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브랜드 '연안식당', '한라담' 등을 운영하는 디딤이앤에프가 드라마 제작사 아이윌미디어(I. Will Media) 경영권 지분을 매각한다.
25일 M&A 업계에 따르면 디딤이앤에프는 최근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아이윌미디어 지분 인수자를 찾고 있다. 매각 대상은 보유 중인 아이윌미디어 주식 전량(지분 38.44%, 82만5000주)이며, 매각가는 수십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아이윌미디어는 2010년 설립된 중견 드라마 제작사다. MBC 수목드라마 일당백집사, KBS 일일드라마 황금가면 등을 제작했고 여러 연기자와 작가들이 소속돼 있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아이윌미디어는 1년 사이 주인이 세 번 바뀌게 된다.
테라핀(전 코핀커뮤니케이션즈)은 작년 7월 아이윌미디어를 129억원에 인수했다. 테라핀은 사무엘 황 대표가 이끄는 투자사 NPX캐피탈이 투자한 테라핀스튜디오의 자회사다.
테라핀은 지난 2월 가지고 있던 아이윌미디어 주식 164만6360주(지분율 76.70%) 중 82만5000주(지분율 38.44%)를 디딤이앤에프에 약 62억원을 받고 넘겼다. 디딤이앤에프는 테라핀의 아이윌미디어 잔여지분(38.27%)에 대한 의결권도 확보했는데, 테라핀 소유 지분은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딤이앤에프가 아이윌미디어를 인수한 지 4개월 여만에 다시 매물로 내놓은 배경엔 악화한 재무상황, 불안정한 지배구조 등이 거론된다.
디딤이앤에프는 코스닥 상장사로 백제원과 한라담 등 직영 레스토랑과 마포갈매기, 연안식당 등 가맹 브랜드를 운영하는 외식 기업이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 각각 281억원, 54억원, 64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도 19억원의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자금부족으로 2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채권자의 조기상환 요구에 응하지 못했다.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크다. 지난 3월 디딤이앤에프 최대주주에 오른 웨스트포인트(WESTPOINT INVESTMENT, LLC.)는 지난 6월 더블에스네트워크에 경영권 지분을 넘기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인수자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며 이달 초 계약이 취소됐고, 웨스트포인트는 보유지분 대부분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이에 따라 디딤이앤에프 2대주주였던 테라핀이 비자발적 최대주주가 됐고, 슈퍼개미 김모씨가 2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디딤이앤에프 관계자는 "아이윌미디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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