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반 뒤흔들 "꿈의 기술"…진위 무관 관련주 연일 급등
"과도한 테마주 찾기"…상관성 안보이니 급등 후 급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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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관련 테마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국내외 학계에서 상온·상압(대기압) 초전도체 기술과 관련한 검증에 나선 가운데, 진위 여부가 파악되기 전까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3일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급등했다. 서남과 덕성은 3거래일 연속으로, 서원과 모비스는 2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2일 신성델타테크는 매도 물량이 거의 없이 상한가에서 매수 물량이 쌓이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신성델타테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한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을 보유한 엘앤에스벤처캐피탈에 투자한 기업이다.
민간연구집단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초전도체 물질 'LK-99'는 아직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다수의 특허와 논문을 근거로 “세계 최초 상온·상업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외 학계에서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공개한 초전도체 '레시피'를 토대로 검증이 이뤄지고 있지만, 긍·부정 분석이 혼재하고 있다.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은 반면,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현 단계에서는 상온초전도체라 보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진위 여부가 갈리기 전까지는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의 변동 장세가 계속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사실상 인류의 과학기술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꿈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없는 물질이다. 전기저항이 없으면 에너지의 손실이 없다. 현재의 기술로 초전도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온도를 극한으로 낮추거나, 상온에서 엄청난 압력을 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값비싼 비용을 치러야 한다.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체가 상용화되면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도 에너지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의 경우 발열이 사라져 성능이 상승한다. 송전·변전 효율이 100%에 가깝게 올라가 에너지 혁명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MRI, 핵융합 발전의 비용이 저렴해지는 등 광범위한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낼 거란 평가다. 이 경우 경제 효과가 최대 6000조에 달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다만, 기술 진위와 별개로 최근 테마 장세를 희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며칠 전까지 시장을 좌우한 테마주는 에코프로·포스코홀딩스·LS 등 이차전지 관련 주식이었다. 새로운 테마가 나타날 때마다 투자 열기가 과도하다는 평가다.
상온상압 초전도체와 사실상 관련 없는 종목이 테마로 묶였다 풀리며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초전도체 테마주 중 하나로 거론됐던 대정화금은 '초전도체와 관련해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구리 등을 포함한 거래 내역이 없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초전도체 테마주 급등을 주도하는 것은 개인투자자다. 7월 26일~8월 2일 서남의 누적 매수대금 4152억 원 중 91.7%인 3811억 원이 개인 거래대금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전도체 테마가 확장되는 단계에서 서로 관련이 없는데도 말이 안 되는 이슈로 엮인 종목도 등장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닷컴버블 (시기의 관련) 테마, LED 테마, 그래핀 테마 등 수많은 테마가 존재했으며, 수많은 피해가 속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