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단위 뒷돈 거래 정황 포착
새마을금고 출자 사업 사실상 스톱
대규모 자금 출자 받은 운용사는 어디?
"수익률에 상당한 부담 느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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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실무진부터 대표이사 그리고 회장까지, 사모펀드(PEF) 출자와 관련한 뒷돈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새마을금고는 돌이킬 수 없는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검찰이 사모펀드 비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면서 그동안 새마을금고로부터 출자받은 운용사들과의 유착 관계가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현재도 회장에 대한 수사는 진행중이고, PEF 관련 수사가 꾸준히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수년 간 새마을금고의 공격적인 출자 사업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새마을금고를 대상으로 한 수사에 가장 긴장도가 높아진 곳은 역시 PEF 운용사이다. 물론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자금을 유치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상황에선 새마을금고와 자금으로 엮여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모양새가 됐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선 펀드의 수익률를 극대화하는 것, 우수한 투자 대상에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증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
새마을금고의 PEF 출자금액은 2018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에서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2018년 펀드 출자자금은 약 4730억원이었으나, 2020년 약 1조4350억원, 2021년 2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새마을금고 출자 비위가 도마위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국정감사가 시작하기 직전인 8월까지 새마을금고의 사모펀드 출자금액은 1조500억원 수준에 달했다.
새마을금고의 자본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힘을 얻는 PEF 운용사들도 등장했다.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새마을금고가 자금을 댄 PEF 운용사는 총 77곳에 달했다. 적게는 수 백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펀드 자금을 받은 신생 PEF 운용사들 또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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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로부터 가장 큰 규모의 펀드 자금을 출자 받은 운용사는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 업체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이다. 새마을금고로부터 지난해까지 약 5200억원을 출자 받았고, 이를통해 테일러메이드 및 사우스스프링스, 코오롱화이버, 웅진북센 등 4건의 프로젝트 거래를 연달아 성사했다.
새마을금고 출자 비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이하 ST리더스PE)는 역시 가장 많은 자금을 받은 곳 중 하나다. 같은 기간 총 5번의 출자를 통해 약 3200억원의 펀드 자금을 모았는데 센트로이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금액이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M캐피탈, 박원, 씨아이에스 등 5건 이상의 프로젝트 거래에 성공했다. 검찰은 현재 ST리더스 출신이자, M캐피탈 부사장으로 재직한 임원을 알선 수재 혐의로 구속해 재판을 진행중이다. 재판 과정에서 고위층과의 자금 거래가 밝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설립한지 2년차에 불과했던 MC파트너스는 새마을금고로부터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했다. 수원여객과 용남고속을 1200억원대에 인수했는데, 이후 2021년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 쟁쟁한 PEF 운용사들 사이에서 토닉PE와 함께 케이뱅크 거래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토닉PE(舊아이스텀파트너스)는 얼마 전 검찰이 구속영창을 청구한 류혁 새마을금고 신용공제회 대표이사가 대표로 재직한 전직장인 아이스텀자산운용(現도미넌트자산운용)의 계열사이다.
지난해 새마을금고의 대체투자 수익률은 약 8%로 상당히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해외부동산의 부실이 가속화하고, 지난해 고점을 찍은 대체투자 자산들의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을진 미지수란 평가가 나온다.
개별 PEF 운용사들은 관계 또는 관성에 의한 새마을금고의 출자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실제로 한미사이언스, 티르티르 등의 거래는 연내 새마을금고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성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별 운용사들 입장에선 일단 새마을금고의 새로운 출자 보단 투자금회수(엑시트) 플랜 마련하는 전략이 유효하단 평가다.
PEF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새마을금고로부터 프로젝트 자금을 출자 받으러 나서는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며 "과거 투자를 받았던 운용사들 대부분은 정상적인 펀드레이징 절차를 거쳤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일부 운용사들은 펀드레이징과 자금의 운용, 엑시트 전략 등에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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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새마을금고로부터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은 센트로이드는 최근 한국성장금융 출자사업의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도 각 기관투자자들의 출자사업에서도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국내 최대 자산 규모의 한 중앙회 자금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펀드레이징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선 역시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테일러메이드, 사우스스프링스CC 등의 성공적인 엑시트가 필수적이란 평가다. 테일러메이드는 낫소골프와 팝스트로크 등의 인수와 같은 볼트온 전략, 미국 골프장 운영회사 콘서트골프파트너스와 협업 등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테일러메이드와 사우스스프링스 모두 매수 당시 밸류에이션의 논란이 일던 것도 사실인데, 골프 업황이 파고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엑시트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마을금고로부터 약 1000억원의 자금을 받아 미국 모멘티브 경영권을 인수한 SJL파트너스는 모멘티브의 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추진중이다. 내년 상반기를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단을 꾸린 것으로 전해진다.
토닉PE와 MC파트너스를 통해 투자한 케이뱅크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연내 상장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미 올해 초 공식적으로 유가증권 상장계획을 한차례 철회했는데, 현재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진 새마을금고가 출자한 PEF 운용사들의 실적이 양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과거 출자 과정에서 비위 행위가 일부 공개되고 있는만큼 새마을금고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운용사들의 경우 수익률에 대한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