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환매 특혜 의혹 두고 진실공방 치열
금감원, "다른펀드 자금으로 환매한 건 특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특혜없어" 주장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은 말 아끼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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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지난주에 밝힌 3대 사모펀드 추가 조사 결과를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라임펀드 환매 중단 직전에 환매를 받은 이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서다.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은 자신만 환매한 것이 아니라며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감원은 다른 펀드의 자금을 끌어다 환매를 해준 펀드는 4개에 불과해, 특혜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매를 진행한 미래에셋증권이 말을 아끼는 상황에서 관련업계의 이목은 검찰 수사로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 금융감독원을 지난 24일 압수수색했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와 관련된 금감원의 검사기록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앞서 금감원은 3대 사모펀드(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운용사에 대해 재조사한 결과 특혜성 환매 의혹을 비롯해 다수의 위법 정황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이 라임의 개방현 펀드 63개를 대상으로 사전환매 내역을 조사한 결과, 2019년 9월 중 31개 펀드에서 3069억원(223명)이 환매됐다. 이 중 27개 펀드는 자체 자금으로 환매가 진행된 반면, 4개 펀드는 다른 펀드의 자금이나 고유자금을 끌어다 쓴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이 부족해 환매해 줄 여력이 없었으나, 다른 펀드의 자금을 불법적으로 동원해 환매해 준 것은 특혜의 성격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혜성 환매 수익자로 지목받은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반박했다. 김 의원은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미래에셋증권이 안내한 절차에 따라 16명의 투자자들과 함께 라임마티니4호 펀드 환매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와 관련하여 자신에게 거듭 사과를 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감원은 이 원장의 사과 여부에 대해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은 말을 아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라임펀드 특혜 환매 의혹과 관련하여 미래에셋증권에서 확인된 것으로 발표되는 부분은 일체 미래에셋증권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이 아니다"라며 금감원과 김 의원간 진실공방에서 한 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현재 제기되는 특혜의혹은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아닌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의 영역이고, 공적인 조사가 개시된 이상 미래에셋증권도 조사에 응하는 형태로 사실을 확인해 줄 수밖에 없다"라고 밝힌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은 검찰 수사로 쏠리고 있다. 검찰은 이번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로 라임자산운용의 특혜성 환매가 있었는지 등 위법행위 여부를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역시,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금감원의 지난 24일 발표에 따르면 다선 국회의원 A씨(투자금 2억원), B중앙회(200억원), 상장 기업 C사(50억원) 등이 특혜성 환매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A씨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B중앙회는 농협중앙회로 알려졌지만 모두 이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