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심각성 알고 미리 빼줬나'…특혜성 환매 배경 점검 예정
부실펀드 판매사는 대응 마련 분주'…시중은행도 예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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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투자자들에게 환매를 권유하고 투자금을 돌려준 배경을 집중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특혜성 환매에 판매사가 얼마나 연루되어 있는지가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이외에도 라임펀드 판매사가 추가로 금감원의 검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각 사는 대응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미래에셋증권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이달 중순부터 미래에셋증권의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 운용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데 라임펀드 의혹이 불거지면서 추가 검사에 착수한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의 개방형 펀드 중 4개의 펀드에서 특혜성 환매가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의 검사 초점은 미래에셋증권이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입한 라임마티니 4호 펀드 투자자들에 환매를 권유한 배경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과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과정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를 추적해 미래에셋증권이 사전에 불법환매에 대해 알았는지를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직전인 2019년 8~9월에 라임마티니 4호 펀드를 포함한 펀드 4개에서 불법 환매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펀드의 자금이나 운용사의 고유자금을 동원해 일부 투자자들에 환매해 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만 특혜성 환매 수익자로 드러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상적 환매"였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금감원 검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만일 일부 펀드에만 특혜성 환매가 있었고 미래에셋증권이 이를 알았다면 불건전 영업행위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법조계 및 금융권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른 펀드의 자금을 끌어다 환매에 썼다면, 펀드 간 자전거래로 볼 수 있다. 이는 원칙적으로 불건전 영업행위에 해당돼 자본시장법상 위법이다"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외에도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금감원의 검사를 받을 가능성이 나오면서 각 사는 대형 로펌에 자문을 구하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라임펀드와 관련된 제재는 마무리되어 가는 수순인 줄 알았으나 추가 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특혜성 환매 의혹에 대해 판매사는 당연히 법률적으로 우리 책임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업계에서 라임펀드가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던 만큼 깊이 관여한 곳도 나올 수 있다"라며 "언론에 언급되는 회사들 이외에도 내부적으로 금감원 감사 등을 대비해 내부 점검에 들어간 곳이 많다"라고 말했다.
특혜성 환매 의혹을 받는 4개의 펀드 판매사로는 4대 시중은행을 포함해 대형 증권사 등이 거론된다. 라임펀드 판매사가 워낙 방대해 굵직한 금융사들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대형로펌 변호사는 "특혜성 환매 의혹을 받는 4개 펀드 판매사로 다수의 금융사가 언급된다"라며 "4대 시중은행뿐 아니라 대형증권사도 또다시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