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동 신임 재무자문 대표 최연소로 부문대표 올라
선배 파트너들 수두룩 해
안정적인 세대교체 여부·넥스트 김교태 관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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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정KPMG(이하 삼정) 재무자문 본부가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40대 중반 젊은 리더를 새 사령탑으로 앉히고 세대교체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역성장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반전의 카드’로 거론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밀려난 시니어 파트너들의 거취 문제가 현안 문제로 떠올랐다. 행여 파트너간 알력다툼이 벌어지지 않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14일 삼정은 김이동 부대표를 재무자문 부문대표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 부대표는 1977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5년부터 재무자문 5본부를 맡아왔다. 2021년부터는 ‘M&A센터’ 리더를 겸임하고 있다.
더불어 삼정은 재무자문본부를 기존 7본부에서 부동산 및 실사, 중소 중견기업 서비스 본부를 포함한 10본부 체제로 확대했다. 기존 본부장들은 유지하되 확대 개편해 젊은 본부장들을 발탁했다.
아직 구승회 재무자문 부문 대표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도 전격 단행했다. 그만큼 변화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한 삼정 관계자는 “올해 전반적인 외부환경이 안 좋아지면서 실적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며 “선제적으로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개편을 통해서 변화를 주고자 함이 있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돈줄이 마르면서 올해 M&A 등 투자가 메말랐다. 이 때문에 회계법인 자문부문 일거리도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신외감법 시행 등으로 지난 3년간 호실적을 기록했던 회계법인이 올해는 역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비단 삼정뿐만 아니라 빅4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삼정이 선제적인 변화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지만, 연착륙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신임 김 부대표는 40대 중반의 나이로 부문 대표에 오르면서 최연소 부문대표에 올랐다. 다른 의미로는 그 위로 수많은 선배들을 앞질렀다는 의미다.
올해 6월에 발표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김 부대표는 개업경력(회계사 등록)이 19년5개월이다. 김 부대표보다 개업경력이 긴 파트너들 숫자만 31명이 있다. 김교태 삼정 회장은 개업경력만 40년이 넘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구승회 대표로 33년이다. 10본부 중에서도 김 부대표보다 개업경력이 오래된 파트너들이 있다.
김 부대표는 선배 파트너를 이끌고 재무자문 부문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조직개편에서 드러나듯 본부를 늘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강조했다. 전문가 중심의 조직으로 체질 개선을 한 셈인데, 그만큼 본부장들의 부담이 커지기도 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인사 전까지만 하더라도 막내급 본부장이 부문 대표가 된 상황이다”라며 “본부가 많아지면서 본부 간 경쟁도 치열해지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일부 시니어 파트너의 이탈 움직임도 감지된다. 특히 김 부대표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시니어 파트너들은 이탈했거나,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0대 중반인 김교태 회장과 40대 중반인 김 부대표 사이에 ‘낀 파트너’들이 거취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다.
특히 파트너 조직으로 이뤄진 회계법인에선 파트너 간 알력 다툼으로 회사가 쪼개지거나 합쳐지는 일 등이 과거에도 빈번하게 일어난 바 있다. 과거 삼정은 삼정회계법인과 산동회계법인이 합병을 통해서 만들어졌는데, 파트너 간 내부다툼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산동 출신인 김교태 회장이 조직을 장악하고 지금까지 삼정회계법인을 이끌고 있다. 김 부대표의 경우 김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러한 갈등은 없겠지만, 이번 인사가 김 회장 후계 문제와도 연관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회사의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세대교체 및 조직개편으로 어떤 파트너들이 이동하는지 살펴보고 있다“라며 “이번 인사로 넥스트 김교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