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직원 수 2000명의 10분의 1 가량 신규 채용
젊은 직원들 이탈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
업무강도ㆍ책임 늘어나는데 연봉은 금융권 대비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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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공개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융공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대어는 금융감독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입, 경력 채용 규모에서 금융공기업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대규모 채용에 대해 뒷말도 나온다. 업무량은 늘고, 책임이 막중해지면서 그만큼 젊은 직원 이탈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올해 채용 규모로도 늘어난 업무량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금감원은 현재 120명 규모의 신입 5급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90명을 채용했으며, 지난해 130명을 채용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채용분야는 ▲경영학 ▲법학 ▲경제학 ▲IT ▲통계학 ▲금융공학 ▲소비자학 등 7개 분야다.
경력직 채용도 수시로 하고 있다. 현재 3차에 걸쳐서 경력직 채용이 진행되고 있다. 1차 경력직 채용은 15명으로 5월에 완료했으며, 2차 채용은 30명으로 8월에 완료했다. 현재 3차 경력직 채용이 25명 규모로 진행 중이다. 올해에만 200여명 가까이 채용하는 것이다. 현재 근무 인원 수의 10분의 1에 가까운 규모다.
이는 타 금융공기업과 비교해서도 많은 수준이다. KDB산업은행이 올해 80명 규모의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신용보증기금은 70여명, 주택금융공사 20여명 수준이다. 금융공기업 중에서 50명 정도 채용해도 많은 수준의 채용인데 공채만 120명을 진행하면서 지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이 이처럼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그만큼 인력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 가상자산 담당 조직을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최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직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상자산과 관련된 사안을 총괄하는 조직을 만들고 이에 따른 인력 수요도 늘어났다.
기존 업무에서도 업무량이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뿐 아니라 금융정책에 있어서 금감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열리는 'F4협의체'(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에서도 금감원의 역할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금융 현안 자료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금감원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모으고 이를 분석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금감원이다“라며 ”금감원 직원들은 F4 회의 준비를 위해 주말에도 쉴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검사 업무가 늘면서 이에 따른 책임도 막중해졌다. 굵직한 금융권 사건들이 사회 이슈로 부각하면서 금감원이 총대를 메야 하는 상황이다. 검사 업무가 늘고 이에 따른 책임도 커졌다. 여기에다 해당 업무에 능통한 인재는 금융기관 및 로펌에서 ‘모셔가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돈 문제’도 직원 이탈의 이유다. 금융권 전반적으로 임금인상이 이뤄지면서 금감원은 같은 연차 금융권 직원들보다 20% 가량 적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명감만으로 일하기엔 한계가 있고 사기업에서 높은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면 거절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른 인력이탈로 인해서 경력직, 공채 등 채용 규모를 늘려도 좀처럼 업무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사명감만을 요구하기엔 현실적 문제가 크다”라며 “대규모 채용 소식이 직원들에겐 반갑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