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IFRS 도입 이후 12년 만
사후정산 방식 적용시 처분 이익 새마을금고에 귀속
새마을금고 “사후정산방식 먼저 요구한 적 없어”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인수하기로 한 2조원 규모의 새마을금고 부실채권(NPL)의 대부분을 사후정산 방식으로 매입한다. 부실채권을 인수하는 방법은 크게 확정가 매입 방식과 사후정산 방식으로 나뉘는데, 캠코가 사후정산 방식을 적용하는 건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가 발표한 새마을금고 NPL 매각 규모는 총 3조원, 이중 캠코는 2조원을 인수한다. 캠코는 2조원 규모의 NPL을 올해 4분기에 일부를 우선 매입하고, 최종적으로 내년까지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와 캠코는 올해 4분기 캠코가 인수할 NPL은 사후정산 방식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나머지 금액도 대부분 사후정산 방식으로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확정가 매입 방식은 회수금액과 상관없이 매입시점에 적용된 가격으로 정산을 끝내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사후정산 방식을 적용하면, 캠코가 부실채권을 투자자에 매각한 뒤 이익이 날 경우 새마을금고와 나눠 갖고, 손실이 나면 새마을금고에 손실 보전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캠코는 매입 대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다.
캠코가 사후정산 방식을 적용한 것은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캠코는 2012년부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인수할 때 확정가 매입 방식을 적용해 왔는데, 이는 캠코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금융기관의 대부분이 IFRS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IFRS를 적용한 금융기관이 사후정산 방식으로 NPL을 매각하면 진성매각(True sale)로 인정받지 못한다.
IFRS 도입 당시 확정가 방식이 적용되면 부실채권이 헐값에 팔릴 수 있다는 금융기관들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는 캠코가 확정가 매입 방식을 고수하면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당초 낮은 가격으로 부실채권을 인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마을금고는 IFRS 적용을 받지 않는 금융기관이다. 실제로 새마을금고의 부실채권을 인수하는 손자회사 MCI대부는 새마을금고의 부실채권을 인수할 때 사후정산 방식을 적용해 왔다. 당초 새마을금고와 캠코는 사후정산 방식과 확정가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새마을금고가 이제껏 고수해 온 사후정산 방식으로 거래가 성사하게 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사후정산 방식을 먼저 요구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MCI대부에서 사후정산 방식만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사후정산 방식 얘기가 된 것이지 사후정산 방식을 새마을금고가 먼저 요구한 것은 아니다"며 “사후정산방식에서도 세부적인 가격 산정은 MCI대부와 거래하던 것과 최대한 유사한 형태로 맞추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캠코 측은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로부터 인수하기로 한 부실채권의 대부분을 사후정산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논의가 됐다”며 "(일부는) 확정가 매입 방식, 펀드를 통한 방식 등을 통해 다양하게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