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호텔 투자 수요 분리해 '제 값 받겠다' 전략
다만, 고금리로 자금모집 어려워 매각 쉽진 않을 듯
내년에 만기 돌아오는 2조2800억원 대출 '부담'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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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캐나다 투자회사인 브룩필드자산운용(Brookfield Asset Management)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 매각을 준비 중이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2조2800억원 규모의 대출이 적잖은 부담이란 설명이다. 브룩필드는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는데 고금리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매각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콘래드서울 호텔 매각 주관사를 찾고 있다. 호텔 매각 경험이 있는 글로벌 자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곧 매물이 공식 출회될 것으로 보인다. 콘래드서울 호텔 매각설은 지난 수개월간 시장에서 거론됐는데 브룩필드 측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니즈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어려워진 시장 여건을 고려해 콘래드서울 호텔 분할 매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브룩필드는 앞서 2016년 AIG자산운용으로부터 IFC서울 전체를 인수했다. IFC서울은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인 IFC 오피스타워 3개동, 복합쇼핑몰 IFC 몰, 5성급 호텔인 콘래드서울을 말한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조원에 전체 인수를 희망했으나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 및 국토부의 리츠인가 불허 등으로 무산됐다.
시장에선 브룩필드가 IFC서울을 순차적으로 매각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콘래드서울 호텔 매각이 진행되면 IFC몰, IFC 서울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을 것이란 이야기다. 고금리 상황에서 통매각은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렵고 호텔, 오피스, 리테일 자산에 대한 투자자 풀도 다른만큼 분할 매각을 통해 자산가치 극대화를 꾀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관련업계에선 2조2800억원에 이르는 IFC서울 대출 만기가 내년에 도래함에 따라 브룩필드가 콘래드서울 호텔 매각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있다. 작년 한 해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금융비용 부담이 적잖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브룩필드는 2019년 자본재구조화(리캡)에 나서면서 IFC서울 인수금융 규모를 1조8050억언에서 2조2800억원까지 늘렸다. 당시 회수한 4750억원의 투자금은 배당형태로 출자자(LP)들에 지급됐다.
당시엔 저금리로 리캡이 이뤄졌기때문에 내년 리파이낸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리캡 때는 KB국민행 주선으로 선순위 1조9400억원, 중순위 메자닌 3400억원을 모았는데 선순위 3%, 중순위 5% 수준으로 비용 부담이 적었다. 최근 시장 여건상 선순위는 5% 이상, 중후순위는 두자릿수까지 넘보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선순위 대출 이자 부담은 1.5배 이상 늘어난다. 이에 배당 감소·자본재투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콘래드서울 호텔 매각이 개시된다고 해도 진행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텔은 자산 특성상 경기변동성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나뉜다. 게다가 시중금리 상승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자금조달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외국계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에쿼티 수익률은 두 자릿 수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전략적 투자자(SI)의 등장 가능성도 없진 않다. 지난해 IFC 매각을 진행하던 여러 전략적 투자자들이 IFC 호텔과 리테일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호텔운용사인 해비치는 콘래드서울 호텔 운영에 관심을 보이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입찰에 참여했다. 다만, 경기침체로 대다수의 기업들이 긴축에 들어간 상황에서 신규 투자 결정이 쉽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콘래드서울 호텔은 안정적인 자산이 맞다"라면서도 "부동산 업황 악화로 실물 거래가 다소 정체되고 있는 국면으로 입찰에서 우선협상자가 선정되고도 드랍되는 딜이 많다. 제한된 수요를 가지고 있는 호텔 매각은 시장에서 소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