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적자 4조 안팎 추정…MX·SDC 상쇄폭은 기대 이상
DS 연간 적자 불가피…내년 상반기쯤 수익성 회복 전망
기대 이상 성적에 주가 모처럼 강세…개장 직후 3%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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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반도체(DS) 부문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 기대치보다는 나은 잠정실적을 내놨다. 모바일경험(MX)과 삼성디스플레이(SDC) 부문에서 DS 부문 적자를 상쇄해낸 덕으로 풀이된다. 기대치 이상 성적표에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 주가도 개장 직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약 67조원, 영업이익이 약 2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최근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를 약 2000억원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분기 기준 첫 조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개선세가 뚜렷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하면 77.9% 감소한 수치다.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DS 부문 적자를 MX와 SDC가 상쇄한 덕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DS 부문 적자가 4조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 중이다. 업계 전반의 적극적인 감산 정책에 이어 현물 가격이 반등 기미를 보이며 적자폭을 줄였을 것이란 기대가 늘고 있으나 D램과 낸드 모두 종전 수익성을 회복하기까진 시일이 필요하단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분기까진 DDR5나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증가로 인한 믹스 개선 효과도 감산으로 인한 원가 부담 증가로 일부 희석됐을 거란 분석이 많다.
반면 MX나 SDC 부문에선 각각 4조원, 1조원 안팎 영업이익을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올 연말까진 계속해 DS 부문 적자를 줄여나가며 MX나 SDC 부문이 이를 상쇄하는 국면이 이어질 거란 전망이 많다.
증권가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오는 4분기를 포함해 DS 부문 연간 적자는 이미 예정된 상태"라며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낸드나 D램 모두 흑자로 돌아서는 시점을 내년 상반기 전후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DS가 종전 수익성을 회복하기 전이지만 예상 밖 호실적에 삼성전자 주가는 모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잠정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3.61% 오른 6만88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마이크론이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고 공언한 가운데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업황 개선 기대감에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전일보다 3.18% 오른 12만33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은 HBM 등 그래픽D램 판매 비중이 경쟁사보다 높은 SK하이닉스가 3분기 중 가장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말 예정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회에 대한 주목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3분기 실적에 대한 투자자 설명회(IR)를 연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선 DS 등 부문별 실적은 물론 업황 및 HBM 공급 현황에 대한 삼성전자의 입장에 따라 업계 전반 주가 반등에 힘이 실릴 거란 기대감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