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국 여전히 보수적이고
예년 수준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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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주가 최근 한달 사이에 크게 올랐다. 감독당국의 배당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 및 상법 개정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탓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년 수준의 배당을 크게 벗어나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 한달 사이 보험사 주가가 크게 올랐다. KRX 보험지수가 지난달 대략 10%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 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해보면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인 셈이다. KRX보험지수는 보험사들과 재보험사 10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대형사 등이 종목을 주도한다.
보험사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우선 실적이 크게 좋아져다. 올해 상반기 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9조1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5399억원 증가했다.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은 3조81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조6352억원 증가했다. 손보사는 5조3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9047억원이 증가하며 55.6%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는 곧 배당가능이익 증가란 점에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단순히 실적이 좋아진 점만이 보험주를 끌어올린 것은 아니다. 상법 개정을 통해서 배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사의 미실현손익을 배당 시에 감안해야 하는데, 현행 상법하에선 이를 감안하면 보험사가 배당할 재원이 크게 줄어든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상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이 안되면 새로운 회계기준 하에선 사실상 보험사들이 배당을 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라며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상법 개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상법 개정에 대한 업계와 정부 측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일정 부분 상법 개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원하는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순이익만큼 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지만, 건전성을 이유로 금융당국에선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상법 개정도 어디까지나 이전 수준의 배당을 전재로 한 것이지, 배당을 크게 늘리기 위함은 아니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배당을 못한다는 불만 때문에 상법 개정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지 그렇다고 배당을 크게 늘리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상법 개정 여부와 연말 배당이 어느정도 수준에서 이뤄질지가 앞으로 바뀐 회계기준에서 가늠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투자자들의 요구는 거세지만 당국 눈치를 봐야하는 보험사들 입장에서도 투자자들의 손만을 들어줄 순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도 배당에 대한 우호적인 시그널이 나오지만, 어디까지나 건전성을 담보로 한 것이다”라며 “배당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상반기와 같이 주가가 하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