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에 3분기 변동성 더 커져
연초 세운 연간계획 차질에
CFO 문책 인사 가능성 제기돼
-
올 한 해 보험사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회사 실적을 관리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연말 인사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IFRS17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을 처음 적용한 실적이 3분기부터 발표되는 가운데 상반기 역대급 성적표를 냈던 보험사들의 실적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당장 3분기에 발표한 금융지주 실적에 보험사 실적 영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의 경우 KB손해보험 3분기 순이익(1551억원)이 실손보험손해율 계리적 가정 변경 관련 일회성 손실(520억원) 영향으로 직전 분기(2714억원) 대비 4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도 실적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KB손해보험의 경우 24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이미 금감원 가이드라인보다 보수적으로 적용하며 이익을 전망했다고 밝힌 만큼 낙관적으로 평가한 타손보사의 경우 3분기 실적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관측된다.
한 금융담당 연구원은 “회사에서 사전적으로 보험 부문 실적 부진에 대해서 귀띔할 정도로 보험사 실적 변동이 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이에 조만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보험사 CFO를 중심으로 문책성 인사가 단행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계리적가정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IFRS17 특성을 바탕으로 과도하게 실적 부풀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회사 CFO가 그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연말 CFO를 맡고 있는 이윤선 현대해상 수석부사장, 김중현 메리츠화재 전무, 송정호 하나손해보험 상무의 임기가 만료된다. 생보사에서도 박경원 신한라이프 부사장,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 이상훈 하나생명 상무, 임근식 KB라이프생명 전무 등이 CFO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들 임기는 오는 12월까지다.
손보의 경우 실적 변동성이 더 커졌다는 점에서 손보사 CFO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보험 담당 연구원은 "실적 발표 시점이 돼야 세부 수치 확인으로 파악할 수 있겠지만 손해보험사의 경우 보험계약마진(CSM) 감소, 손실요소 비용 증가, 최선추정부채(BEL) 증가로 인한 보험금융비용 상승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보험사 CEO들 입장에서도 CFO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연초 회사의 연간 계획이 CFO가 올린 올해 실적 예상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해당 숫자가 무의미한 숫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오너가 있는 보험사의 경우 문책성 인사 가능성이 더 클 것이란 예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의 경우 연초에 사업계획과 연말의 성과가 판이하게 달라졌다“라며 ”오너가 있는 보험사의 경우 제대로 관리를 못한 CFO에 책임을 강하게 물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