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팜테코 및 SK온 보장수익률보다도 높은 편
Sk스퀘어 자회사 잇단 IPO 불발에
투자유치 조건 점점 까다로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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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자회사인 원스토어 투자유치 과정에서 SK그룹이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단지 ‘SK’라는 브랜드로 딜이 소화되던 과거와 달리 보장수익률 등 여러 안전장치들을 투자자들이 까다롭게 요구하면서다. 금리 상승 등 외부 시장 요인과 더불어 SK그룹 내 ‘골칫거리’ 딜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가 투자 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보장수익률 약 9% 수준으로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다. 지난 7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LK투자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조만간 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SK그룹은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절 보장수익률 약 3~4% 수준을 제시해왔다. 작년 말부터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으며 보장수익률이 조금씩 오르긴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올해 초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온은 7.5%, SK㈜의 자회사 SK팜테코가 6% 후반대로 보장수익률이 설정됐다.
이는 현재 높아진 시장 금리와 돈줄이 마르고 있는 자본시장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최근 국내 연기금이나 공제회들은 해외부동산 손실 가능성 등으로 자금 회수가 어려운 곳들이 많고 주요 캐피탈사들도 지분 투자는 제한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여러 대외변수들을 고려해 ‘최대한 안전한 딜만 하자’는 주의가 강해졌다는 평이다.
다만 이러한 시장 상황을 차치하더라도, 업계에선 SK그룹의 딜을 둘러싸고 불과 2~3년 사이에 달라진 온도 차이에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하던 과거 SK그룹 딜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들던 PE(사모펀드)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여러 안전장치 조건들을 까다롭게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원스토어 딜 구조에 실질적인 풋옵션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풋옵션은 지분을 특정 가격에 되사주는 조건으로 투자자로서는 강력한 회수 보장 장치를 갖는 셈이다. 통상 대기업 딜의 경우엔 투자를 받은 기업이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명목으로 엑시트를 진행하지 않을 때 발동되는 ‘명목상의’ 풋옵션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 과거 SK온이 투자를 유치할 당시에도 비슷한 조건이 달린 바 있다.
하지만 금번 원스토어 투자 시에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단순히 신의성실을 지키는 수준의 풋옵션이 아닌, 실질적으로는 SK스퀘어가 엑시트를 책임지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모회사인 SK스퀘어가 무조건 원금에 더해 정해진 금리로 수익을 되갚아주는 방식은 아니어도, 어떤 방식으로든 수익을 보장해주는 식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SK쉴더스 등 SK스퀘어가 투자를 유치한 과거 딜들을 살펴보면 풋옵션조항은 (SK그룹 차원의) 이사회를 통과하기 어려웠다”라며 “하지만 금번 원스토어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풋옵션 관련 조항이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풋옵션을 배제한다는 조항이 사라졌는데, 예전보다는 (상장 등 엑시트 실패 시) SK스퀘어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원스토어의 향후 엑시트 가능성을 둘러싸고 업계서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점도 SK그룹 딜과 관련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1번가, SK쉴더스 등이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었던 탓에 SK그룹 차원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스토어는 작년 말 IPO를 시도했다가 고배를 마신 뒤 밸류에이션(Valuation)은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최근 크래프톤 투자 유치 후 원스토어의 기업가치는 약 9000억원대로 책정됐는데, 작년 말 IPO 시 공모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1조1000억원 수준이었다. 원스토어가 현재 적자기업인 탓에 향후 성장 가능성이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이를 담보할 만한 경영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SK팜테코 투자 유치 때만 해도 6% 후반대로 펀딩이 돌았지만 원스토어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라며 “금리가 높아진 탓도 있지만 원스토어의 이전 투자자들이 별다른 성과를 못 보고 있어 새로 들어올 투자자들도 좀 더 강력한 안전장치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