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실질적 제재 가능성 시사
'수수료 체계 개편 카드' 꺼냈지만 진화는 미지수
카카오모빌리티外 리스크 확대 가능성
"이젠 투자금 회수?…손실 최소화 전략 짜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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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민생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를 겨냥하는 발언을 남겼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방식을 두고 "아주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독과점의, 어떤 부정적인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라고 맹비난한 것이다.
몸체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 이번엔 또다른 핵심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회계조작, 즉 분식회계 논란에 휘말렸다.
정부와 금융당국을 넘어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카카오 전 계열사를 덮친 사법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형국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통령의 발언 직후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진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카카오모빌리티 분식 회계 의혹과 관련해선 금융감독원과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첨예한 입장차를 나타내고 있다. 금감원은 이중계약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이 부풀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대 회계법인(삼일·삼정·한영) 등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았고, 적정한 의견을 받아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관건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매출을 부풀렸는가 ▲부풀린 매출이 과연 카카오모빌리티에 어떠한 이익으로 작용하는가로 귀결된다.
회사는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매출액 증가가 IPO에 실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도 따져봐야 할 문제 중 하나다.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매출에 비례해 주가를 산정하는 주가매출비율(PSR) 방식을 적용할 경우엔 매출이 많을수록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PSR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다면 사실 매출의 증가가 IPO 기업가치 증대와는 직접 연결짓기 어렵다.
외형적인 성장, 즉 매출의 급격한 성장은 투자자를 유인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나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로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영향력을 넓혀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업가치 향상 전략이기도 하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별개 계약인지 하나의 계약인지는 실질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다"며 "금감원의 논리가 맞다면 어차피 총이익에는 영향이 없어도 매출액이랑 영업비용이 과대계상되는 것이기 때문에 분식회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이상, 해석과 평가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반드시 제재한다"는 의견을 나타내며 금융당국에 힘을 실었다. 즉 어떠한 방법으로든, 어떠한 논리를 적용하든 카카오에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 나온다. 결국 검찰, 금감원이 카카오를 제재를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이란 의견들이 나오는 가운데 이럴 경우 감사를 맡은 주요 회계법인들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금감원 감리 시발점이 카카오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에서 비롯됐다고 한다면 거의 모든 계열사가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총 10곳의 상장회사, 201곳의 비상장회사를 계열사고 거느리고 있다. 어떤 계열사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문제가 불거질지 예상하기 어렵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실상 IPO가 어려워졌다는 평들이 나온다. 비단 카카오모빌리티 뿐 아니라 카카오 계열사 전반에 걸쳐 당분간 투자와 투자유치를 비롯해 재무활동에 제동이 걸렸다는 것이다.
현재의 기업가치를 유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회사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는 당장 카카오모빌리티 재무적투자자(FI)뿐 아니라 카카오뱅크 그리고 몸체인 카카오에 투자한 투자자들 모두 해당한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투자금 회수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상장회사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는 물론이고, 상장회사에 투자한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상장 계열사들은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고 수억원의 투자금을 날린 개인투자자들의 얘기는 예사가 됐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계열사 대표는 물론 김범수 창업자에게까지 칼날이 겨눠지면서 카카오의 성장 시계는 멈춰버린 것 같다"며 "투자자들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탈출해야 하는지, 또 손실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지 전략을 짜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