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판매량 급증에도…간접 매출 역성장
SM엔터 위버스 입점…MAU 1000만 돌파
'인수' 카카오 울고…'협력' 하이브 웃었다
-
하이브가 멀티 레이블 체제를 바탕으로 3분기 또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음반, 음원, 공연 등 직접 참여형 매출이 호실적에 기여했고,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입점함 팬 플랫폼 '위버스'도 월방문자수(MAU) 1000만명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앨범 판매량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한 직접 참여형 매출에 비해 간접 참여형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콘텐츠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BTS의 공백기를 어떻게 메울지 여부에 따라 향후 간접 참여형 매출의 향방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2일 하이브는 3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379억원과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 20%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실적은 하이브가 창사 이래 거둔 3분기 실적 가운데 가장 높다.
하이브가 호실적을 거둔 데는 직접 참여형 매출의 비중이 컸는데, 특히 앨범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하이브는 3분기에만 앨범 매출액 26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4% 상승한 수치다. 회사는 BTS 멤버 뷔와 세븐틴, 뉴진스의 앨범이 특히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이브가 음원 사업 외에 주력하고 있는 또 하나의 사업 모델인 팬 플랫폼 위버스도 지난 9월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의 입점에 힘입어 외형 확장을 이어갔다. 3분기 평균 MAU는 전분기 대비 10% 성장한 약 1050만명을 기록했는데, 서비스 출시 이래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겼다.
위버스의 약점으로 지목받았던 '수익성' 지표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결제액(ARPPU)는 직전 분기보다 줄었지만, MAU가 늘어난 덕분에 전체 결제액은 직전 분기보다 소폭 증가했다.
회사측은 "SM 아티스트의 (위버스) 입점 효과는 1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긍정적 효과가 상당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손익적 측면만 있는 게 아니라 유저 풀을 크게 확장함으로써 좀 더 안정적인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BTS의 비중이 컸던 콘텐츠 사업 등 간접 참여형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하이브가 안은 숙제다. 실제로 3분기 간접 참여형 매출은 15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는데, 콘텐츠 부문 매출액이 54.5%로 가장 큰 폭 감소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질의응답 시간에 회사측에 향후 방향성을 묻기도 했다.
회사측은 "과거에는 BTS가 콘텐츠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는데, (현재 BTS 일부 멤버의 공백기에 따라) 타 아티스트들의 비중이 올라오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가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SM엔터를 사이에 두고 카카오와 하이브의 엇갈린 행보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 초 카카오와 하이브는 SM엔터 인수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는데, 인수전은 카카오가 SM엔터 경영권을 인수하고 하이브는 SM엔터와 플랫폼 협력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경영권을 인수한 카카오는 현재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경영진이 구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있다.
한 증권사 엔터담당 연구원은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유일하게 웃은 자는 하이브로 보인다"라며 "향후 이타카홀딩스 및 북미 지역 아티스트까지 위버스에 입점하게 된다면 하이브는 팬 플랫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