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도 은행들 대부분 상환 유예 시켜줘
연체율 늘어나는 가운데 모럴해저드 키운다는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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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독과점'과 '이자 장사'가 다시 정쟁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도 금감원장도 나서서 은행의 과도한 이익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서고 있는 까닭이다.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상생금융’이 강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여전히 소상공인 코로나 대출도 만기 연장이 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부실뇌관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16일(잠정)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은행권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한다. 오는 21일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에 시중은행장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키로 했는데, 이 기회를 통해서도 관련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은행들의 독과점을 직격하며 “앉아서 돈 벌고 그 안에서 출세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들은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30만명에 대한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에는 약 11만명이 납부한 이자를 ‘캐시백’ 형테로 665억원을 돌려주는 내용이 골자다. KB와 신한금융그룹도 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상공인 취약계층 중에 고액 대출자 등에 이자를 감면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결국 소상공인등에 대한 이자 감면 등의 대책이 주를 이룰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풀린 소상공인 대상 코로나 대출도 회수가 안된 상황에서 상생금융 확대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20204년 4월부터 코로나 사태로 일시적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및 원금, 이자에 대한 상환유예 제도’를 시행해 왔다. 해당 제도는 6개월 단위로 연장이 진행됐으며 지난 9월말부터는 ‘만기연장, 상환유예 조치 연착륙 지원방안’에 의해 운영 중이다.
이에 은행들은 자발적으로 연착륙 방안을 시행중이다. 우리은행은 이자상환 유예는 지난 9월말로 종료하고, 원금상환 유예는 내년 9월, 만기연장 유예는 2025년 9월로 연장된 상태다. 다른 은행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상환 유예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음에도 코로나 대출도 사실상 계속 연장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런 가운데 상생금융 압밖까지 더해지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실제 은행의 연체율은 상승 국면이다. 올해 8월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월말(0.39%)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월말(0.24%)와 비교하면 0.19%포인트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도 가장 눈여보는 부분 중 하나가 은행들의 ‘상생금융’ 참여 정도다. 정부의 요구가 큰 상황에서 각 은행들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상생금융으로 나간 대출이 부실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런 시기에 과도한 이익을 내지 않는 은행을 선호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런 시기에 과도한 이익을 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본다”라며 “안정적으로 충당금을 쌓아가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은행 수익에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