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각국들 감사업무 독립성 강화 기조 속
EY한영도 3년 후 분사 시나리오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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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EY한영은 올해 컨설팅 사업 분사가 무산되며 어수선한 시기를 겪었다. 컨설팅 일감이 줄어들고 글로벌 차원에서 분사 계획을 접은 데 따른 것인데, 그 과정에서 파트너들간 이합집산이 이뤄지며 갈등을 빚었다.
사업별 분사 논의의 불씨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글로벌에선 컨설팅 부문을 줄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수년 내 다시 분사를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내 파트너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회계법인인 EY는 '프로젝트 에베레스트'(Everest)로 알려진 감사 및 컨설팅 사업부서 분사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글로벌 EY의 분사 계획은 내부적으로 의견 충돌이 있었고, 미국 지역의 반대로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장기간 진행됐던 프로젝트라 글로벌에서도 후폭풍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리더십 공백, 파트너간의 갈등, 미국과 해외 파트너십 사이 분열 등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EY한영도 내부적으로 상당한 내홍을 겪었다. 분사 논의가 진행되면서 파트너들 사이에서 감사업무가 중심이 될 EY한영에 남을지 분사된 조직으로 옮길지를 놓고 고민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력있는 회계사는 양쪽에서 서로 끌어가려는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서로 다른 회사로 쪼개지는 이슈다 보니 파트너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었다”라며 “편가르기 양상으로 이어지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이슈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감사와 컨설팅 등 자문 업무를 분리하는 이슈는 여전히 글로벌에서 ‘뜨거운 감자’다. PwC는 미국에서 컨설팅 부문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감사를 받는 기업과의 이해 상충 충돌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PwC는 2025년까지 컨설팅 부문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한 빅4 회계법인 관계자는 “영국 등 유럽에서도 감사와 자문업무간 이행상충 문제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라며 “글로벌 흐름상 둘을 분리하는 건 시간 문제다”라고 말했다.
EY한영도 내부적으로 3년 안에 분사할 것이란 구체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파트너들은 글로벌 움직임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EY한영은 2023년 회계연도에 컨설팅 부문이 50% 이상 고속성장을 하며 매출의 40% 가까이를 견인했다. 분사 시 회계법인의 성장성은 둔화하고 살림살이도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성과급과 배당으로 직결될 문제다 보니 지분을 가진 파트너나 파트너 진입을 앞둔 인사들 모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 EY한영 직원은 "내부적으로 3년 뒤에 다시 감사-컨설팅 분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공유됐다"며 "그 때까지 감사와 컨설팅 쪽에서 서로 좋은 인력을 끌어가기 위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