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금감원 소환
주가조작·분식회계로 기업들 금감원 검사 영역으로
주주권 강화 등과 맞물려 금감원 권한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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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기관의 '저승사자' 금융감독원이 최근엔 재계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선 요즘 공정거래위원회보다 금감원이 더 무섭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기관 내부통제 이슈뿐 아니라 주가조작, 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들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어서다. 이를 두고 '이복현의 금감원은 권한이 어디까지인가'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포토라인’에 섰다. 장소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이다. 통상 보아온 광경과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재벌총수 포토라인은 대개 서울중앙지검에서나 보아온 광경이지, 금감원에서 펼쳐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요즘 금감원 주변 식당은 북새통이다. 행여 CEO가 금감원에 출석하는 날이면 금융기관뿐 아니라 이제 기업 관계자들까지 주변을 맴돌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를 취재하러 온 취재진까지 합치면 근처 식당 예약이 힘들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이복현의 금감원은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금감원이 이전보다 기업들을 들여다보기에 용이해졌다. 일명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주가조작 등 상장시장에서 기업들이 얽힌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주권 강화는 금감원이 적극적으로 상장 시장을 감시할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했다.
여기에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지난 2017년 신외감법이 도입되면서 회계부정에 대해서 엄벌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일테면 이전만 하더라도 과태료가 상한인 20억원에 불과했다.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행하고도 20억원이면 무마가 된 것이다. 하지만 신외감법 도입으로 분식회계에 대한 과태료 상한이 없어지고, 대표이사 해임 나아가 검찰고발까지 가능해졌다.
이를 감시하는 곳도 금감원이다. 금감원은 감리를 통해서 기업들 분식회계 여부를 판단하고, 이에 따른 제재를 할 수 있다. 현재 분식회계 논란이 일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감리 결과에 따라서 막대한 벌금뿐 아니라 관련 임직원들이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 이를 아는 기업들도 회계 감리 문제에 있어서만은 금감원과 대결(?)을 불사하고 있다.
반면 공정위는 이전보다 일감이 줄어들었다. 공정위가 기업을 들여다 보는 통로는 일명 ‘일감 몰아주기’ 등 기업의 승계에 있어서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다. 하지만 이미 대기업들 사이에선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승계 자금 마련은 이미 선대 회장들 때에나 행하던 구식이 됐다. 오히려 요즘엔 투자시장을 통한 승계자금 마련이 보편적인 방법으로 동원되면서 이도 금감원의 감시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금감원의 권한이 이처럼 막강해지자 이제 권한은 어디까지인가가 논란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금감원의 영장 발부 없는 검사가 지나친 권한 행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이복현 원장의 답변은 "더 들여다 봐야한다"였다.
다만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지적도 있다. 자본시장이 커질수록 주가조작, 분식회계에 대한 처벌은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은 엔론 분식회계 사건으로 회사는 파산하고, CEO는 징역 24년4개월의 중형에 처해진 바 있다. 물론 '이복현 이후의 금감원'이 지금같은 위세를 떨칠 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