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편입 효과에 최대 매출…영업익은 7%↓
AI 콘텐츠 봇 연내 검증…KoGPT 2.0 언급은 없어
카카오 택시 수수료…업계와 원점에서 토론·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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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편입 효과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사과했다.
9일 카카오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조1609억원, 영업이익 1402억96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회사측은 AI투자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영업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SM엔터 실적이 반영된 콘텐츠 부문의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조1315억원을 기록했는데, SM엔터 아티스트의 역대 최대 분기 앨범 판매량이 반영된 뮤직 부문 매출이 105% 늘어났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조295억원을 기록했다. 톡비즈 부문 매출은 선물하기 럭셔리 브랜드 거래액 증가에 따라 11% 늘었지만, 포털비즈 부문 매출은 광고시장 둔화 영향으로 24% 감소했다. 회사측은 광고시장 업황 회복을 내년으로 전망했다.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2조206억원을 기록했는데, 인프라 관련 비용이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AI투자와 관련한 뉴이니셔티브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실적발표에 앞서 홍은택 대표이사는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홍 대표는 "SM엔터 인수 과정 여러 부정적 뉴스로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주주 최우선 과제"라며 "추진 중인 사업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사과에 이날 투자자와의 질의응답에서는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별도로 질의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시장의 관심이 많은 카카오의 AI 사업 진행상황과 카카오모빌리티 수수료 문제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한 투자자는 "헤드쿼터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앞으로 AI사업을 어떻게 영위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내년에 어떻게 국내 대표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질의했다.
홍 대표는 "고객을 누가 연결하느냐의 경쟁도 굉장히 중요한 AI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행동 데이터 등을 갖고 있고, 10만명·50만명 단위로 이용자들한테 맞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접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는 AI 콘텐츠 봇 서비스가 있는데, 이는 연내 PoC(기술검증)를 할 모델이 10개 정도로 확장성과 유효성을 검증해 보려고 한다"며 "AI 콘텐츠 봇은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마이크로 세그먼트로 촘촘히 구분하고 작은 단위로 나누어진 관심사에 부합하는 맞춤형 콘텐츠를 국내 국외 가리지 않고 소싱을 해와서 대화 맥락에 맞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홍 대표의 답변에서 연내 출시를 약속했다 현재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진 자체 개발 초거대 AI 'KoGPT 2.0'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른 투자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이제 수수료 협상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매출이 감소하는 등 영향이 있을지, 혹은 (투자에 있어) 감안해야 할 부분이 있을지 설명해달라"고 물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 택시의 부도덕한 행태를 지적한 이후,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3일 택시 업계와 간담회를 통해 수수료율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홍 대표는 "가맹택시에 수수료를 받고 있고 이것이 20%로 알려져 있지만 택시가 실제 부담하는 수수료는 크지 않다"면서도 "그동안 (가맹택시) 수수료가 복잡한 체계로 돼 있어서 사회적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기에 오는 13일 택시업계와 수수료 체계 및 가맹구조 등을 원점에서 놓고 토론과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날 카카오는 주가 하향세와 관련해 중장기 주주환원책 마련도 예고했다.
홍 대표는 "올해에도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별도 FCF(잉여현금흐름) 30% 수준 주주환원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보다 높아진 주주 기대와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층 강화된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