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되며 부동산시장 전망 부정적으로 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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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조직 개편을 하면서 부동산 관련 본부를 대폭 줄였다. 사업부를 통폐합하고 사업부 대표직함도 없앤 것으로 알려진다.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업황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10월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6일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미래에셋증권은 5사업부 1실 1사업담당 20부문이던 조직 구조를 1사업부 1실 18부문으로 개편했다. 조직이 슬림화되며 임원들은 대거 구조조정됐고 직원들은 새로운 팀으로 이동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관찰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주력 사업이던 부동산 사업부는 7개의 본부가 4개 본부로 통폐합됐다. 부동산 관련 조직은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부문 산하 각각 3개의 본부와 인프라금융본부를 합쳐 7개였다. 그러나 투자개발부문과프로젝트금융부문은 대체투자금융부로 통폐합됐고, 그 아래 3개의 본부만 남으면서 현재 부동산 관련조직은 4개로 줄어든 상황이다.
부동산 사업부의 대표직함은 없애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투자개발부문대표와 프로젝트금융부문의 사업부 대표가 있었으나 이를 본부장 자리로 대체하기로 했다. 두 사업부 대표를 포함해 미래에셋증권의 부동산 관련 본부장급 이상 임원은 9명이었으나 현재 5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부문은 국내외 부동산 투자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국내 부동산 투자상품을 발굴하거나 해외상업용 오피스빌딩 투자를 추진하는 등 부동산 투자 관련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사업부가 감소하면서 관련 투자도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시장여건에 걸맞는 민첩한 경영 대응과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공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늘린 대형사 중 한 곳으로 조직 긴축 폭도 크다는 해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 1조7000억원에 이르는 가운데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순이익은 6000억원 수준으로 금리 상승 전인 2021년 대비 반토막 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부동산 조직 슬림화에 나서면서 다른 증권사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부동산 업황 회복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하나증권의 경우 작년에 부동산금융본부를 6실에서 3실로 줄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