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제동 걸리면서 채권 발행 추진…추가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검토
투심 안 좋아 발행 주관사 부담 만만치 않아…미래에셋증권은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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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가 연말 회사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주관사로 알려진 미래에셋증권이 이탈해 관심을 모은다. 법원이 CJ CGV의 현물출자에 제동을 건 상황에서 자금을 모아야 할 주관사단의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오늘 29일을 목표로 최대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용도다. 지난 2020년 2000억원에 발행한 CJ CGV 일반 공모 회사채 만기가 다음 달 도래한다. 대표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다.
CJ CGV는 당초 유상증자와 현물출자를 통해 채무 상환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으나 상황이 녹록지 않자, 채권시장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월 CJ CGV는 유상증자(5700억원)와 현물출자(4500억원)를 통해 약 1조2000억원의 자본확충을 예고했다. 이 가운데 3800억원은 채무 상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원이 CJ CGV에 투입될 CJ올리브네트웍스의 현물 가치가 고평가되었다며 제동을 걸었고,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 규모도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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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가 유상증자로 모은 자금 중 2300억원을 채권 상환에 쓴다 하더라도 추가로 15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1년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표면상 만기가 30년이지만 2년 후 스텝업(step-up) 조항과 조기상환 조건이 붙어있다. 이에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CJ CGV는 추가적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물출자가 어려워지며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내년에도 높은 차입비용이 예상되면서 자본을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추측된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발행기업은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지난 3월 기준 CJ CGV의 연결 부채비율은 911%다.
이처럼 CJ CGV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수혈에 힘쓸 것으로 예상되면서 발행 주관사단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CJ CGV는 악화한 재무구조와 지속된 시장자금 조달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선호도가 떨어진 상태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주관사단도 미매각 물량 인수를 감수해야 할 것 이란 관측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초 주관사단으로 알려진 미래에셋증권은 킥오프(Kick-off) 미팅 후 주관사 권한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000억원 규모의 CJ CGV의 영구 CB(전환사채) 발행을 도왔다가 미매각 물량이 발생하면서 이를 상당 떠안았다. 이후 CJ CGV 주가가 급락하면서 여전히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당시 발생한 3688억원의 실권주는 주관사였던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인수했다. 인수 의무 비율에 따라 ▲미래에셋증권 2305억원 ▲NH투자증권 829억원 ▲KB증권 461억원 ▲유진투자증권 92억원을 배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