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가이드라인 적용에 삼성생명 CSM 1조 가까이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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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양사 모두 전년동기대비 증가한 실적을 냈지만 삼성생명의 경우 미래이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계약 CSM이 9400억원 감액 조정되며 업계 관계자들이 자못 놀라는 눈치다.
14일 삼성생명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당기순이익은 1조44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7%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험사의 미래이익 지표인 신계약 CSM은 95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2.2% 증가했다. 건강상품 신계약 CSM 비중이 40%까지 확대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만, 신계약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신계약 CSM이 상승하긴 했지만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신계약 CSM이 9400억원 가량 감액 조정됐다. 실손의료보험 평가방법이 변경되며 5400억원 정도 조정이 생긴 영향이다.
올해 IFRS17이 도입되며 보험업계에선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일었다. 해지율·손해율 등에 대한 계리적 가정으로 자유롭게 하면서 순이익을 의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계, 회계법인등과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지난 6월 마련했다.
올 9월부터 소급적용이 이뤄지면서 3분기부터 보험사들의 '진짜 실적'이 나타날 것이라며 업계 관심이 높았다. 미래 수익의 원천이 되는 신계약 CSM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일수록 실적을 부풀렸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보수적으로 운영하기로 유명한 삼성생명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신계약 CSM 조정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회(IR)에서도 "신계약 CSM 조정 금액이 큰 이유를 설명해달라", "신계약 CSM 조정으로 전체 규모가 작아지는게 아쉬운데 내년에도 신계약 CSM이 조정 될만한 요소가 있는지 알려달라" 등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금감원 가이드라인을 따른 일회성 요인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화재는 신계약 CSM이 1400억 가량 감액 조정되는데 그쳐 다소 변동성이 적은 실적을 보여줬다. 일부 보험사들이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회계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43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수준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소폭 감소하고 자산운용으로 인한 투자이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분기 신계약 CSM은 1조1642억 원, 누적 신계약 CSM은 2조6068억 원으로 집계됐다. IFRS17 계리적 가이드라인을 전진 적용했으나 신계약 CSM 영향은 크지 않았으며 되레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전진 적용했으나 1430억원 감소하는데 그치며 신계약 CSM 영향은 크지 않았다"라며 "고마진 신계약이 크게 증가하면서 신계약 CSM은 무려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