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및 대출 연체율 등 면밀 검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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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은행권에 대한 고강도 점검을 예고했다. 대대적인 인력이 검사에 나서는 등 최근에 문제가 됐던 사안들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검사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나은행은 당장 정기검사 대상이 되면서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금융감독원의 정기 검사를 받는다. 대량 50여명 정도의 인원이 검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의 정기검사 인원보다 많은 인력이 참여하는 것으로 그만큼 대대적인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규모가 점차 커진 데다 최근 내부통제 관련 사고들이 많았던 만큼 검사 인원도 맞춰서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이번 하나은행 정기검사에선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파생상품 거래를 들여다 볼 계획으로 전해진다. 앞서 우리은행에서 ELS 운용하는 과정에서 ‘단순 실수’로 약 1000억원의 손실이 난 바 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초보적인 실수로 납득하기 어려운 손실이라는 견해가 대다수였다. 은행 중에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직접 ELS를 운용한다는 점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임직원 횡령과 관련한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에서 2988억원, 우리은행에서 697억원 횡령 사고가 발생하자 금감원은 은행별로 자체 점검을 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토록 한 바 있다. 이번 하나은행 정기검사에서도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에서도 평상시보다 더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많은 인력이 이번 검사에 참여하는 만큼 관련 부서를 비롯해 직원들에게 대응 매뉴얼 등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많고, 정부차원에서도 은행에 대한 질타가 높은 시점에 하나은행이 정기검사 대상이 되다 보니 더욱 긴장하는 것으로 안다”라며 “직원들에게도 금감원 검사와 관련해서 철저한 대응을 위한 메뉴얼 등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는 손실흡수능력 확충 방안도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최근 고금리 상황으로 기업 및 가계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 등 당국에서도 대출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 3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이 0.32%로 지난해 말 0.23%에서 0.09%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 가운데 가장 기업대출이 많이 늘어난 만큼 금번 정기검사에서도 면밀한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에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사 CEO에게 더 큰 책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선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 문제와 관련해서 “국민이 수용할 수 없는 형태에 대해서는 CEO든 최고재무책임자(CFO)든 책임을 지우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