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성격 해외자본 위주로 인수 관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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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골프존카운티 매각에 해외 자본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실물 자산 시장이 주춤한 틈을 타 장기 투자처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골프존카운티 매각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워버그핀커스, CVC캐피탈, 맥쿼리자산운용 등 복수의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거나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골프존카운티 상장(IPO) 주관사였던 모건스탠리가 매각 주관도 맡고 있다.
골프존카운티는 2018년 MBK파트너스로부터 첫 투자를 유치한 후 골프장을 인수해 편입하는 전략을 펴 왔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일본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를 통해 펼친 사업모델과 유사하다. 현재 19곳의 골프장(CC)을 관리 중이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홀(432곳)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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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카운티는 설립 첫해 연결기준 매출 673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29억원을 기록했으나 작년엔 각각 3096억원과 1736억원이 됐다. MBK파트너스는 실적 개선에 기대 2021년 골프존카운티 투자 지분을 담보로 3000억원을 빌려 투자자에 배당하기도 했다.
작년부터 MBK파트너스와 골프존뉴딘그룹은 골프존카운티 기업공개(IPO) 작업을 본격화했다.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증시 부진에 상장 절차를 이어가지 못했다. 올해 5월로 약정한 상장 기한이 지나면서 M&A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매각 대상은 MBK파트너스의 골프존카운티 지분 약 70%(우선주 보통주 전환 시)로, IPO 때와 비슷한 수준의 몸값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부터 여러 원매자에 인수 의향을 물었는데 잠재 후보로 거론되는 곳들은 사모펀드(PEF)보다는 인프라나 부동산 투자 관점에서 골프존카운티를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실물 자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인수해서 골프장 자산들을 늘려가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프라 성격 자금은 PEF에 비해 수익률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하기에 용이하다. 팬데믹 이후 PEF 전략만으론 성과를 내기 어려워지면서 대부분 글로벌 투자사들이 아시아 시장에서의 인프라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골프존뉴딘그룹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자금력을 가진 해외 투자사가 들어오면 큰 추가 투자 부담 없이 사업 확장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골프장에 대한 수요는 꽤 있기 때문에 골프존카운티에 대한 자산으로서 평가는 좋은 편”이라며 “결국 원매자가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값을 맞춰줄 수 있느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존카운티 매각 입찰 절차는 내년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금리 부담에 국내 기업이나 투자사가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이후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인수후보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대기업은 물론 신사업 진출을 꾀하는 중견 이상 기업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평가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매각이 급한 자산은 아니다”라며 “매각 절차가 본격화하고 금리 환경이 달라지면 기업 투자자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