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스, 한국서 미래·KB증권과 관계
한국 대표에 이천기 전 CS 아태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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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Jefferies)가 한국에 진출한다. 외국계 금융사의 사업 철수가 이어지던 한국 시장에 오랜만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게 됐다.
23일 IB 업계에 따르면 제프리스는 한국에 지점을 내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천기 전 크레디트스위스(CS) 아태지역 부회장이 서울 대표로 내정돼 내달 출근을 앞두고 있고, IB 출신 인력 채용도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점은 기업금융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천기 대표는 1998년 이후 20여년간 한국 CS를 이끌며 한국 내 유력 IB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18년 CS 아태지역 부회장 오른 바 있다. 올해 UBS와 CS의 통합작업이 본격화하자 CS를 떠났고, 제프리스 한국 진출을 이끌게 됐다.
1962년 설립된 제프리스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IB다. 기업금융, 리서치, 캐피탈마켓, 대체투자, 자산운용 등 사업을 한다. 금융, 산업, TMT, 헬스케어, 에너지 등 92가지 세부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제프리스는 2019년 글로벌 IB 매출 10위권 안(9위)에 진입했다. 지난 1년 M&A와 ECM, 레버리지금융을 망라한 IB 순위(1분기말 기준)에선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BofA, 씨티, 바클레이즈에 이어 글로벌 7위(미국 5위)에 올랐다. M&A는 글로벌 6위(미국 5위)로 수익 80%가량을 매각 자문에서 올렸다. ECM 역시 글로벌 6위(미국 5위)다.
제프리스는 뉴욕 본사 외에 런던에 유럽 및 중동 헤드쿼터, 홍콩에 아시아태평양 헤드쿼터를 두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베이징, 뭄바이, 싱가포르, 시드니, 도쿄에 지점이 있다. 전세계 1400명 이상, 아시아태평양에 100명가량의 뱅커가 활약 중이다.
2013년 제프리스는 한국에서 미래에셋증권과 주식 리서치 공급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20년에는 KB증권과 해외고객 대상 국내주식 중개 서비스 및 리서치 부문 협업을 위한 상호업무협약을, 이듬해는 리서치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제프리스와 KB증권 계약 관계는 유지 중이다.
한국 금융시장에선 한동안 외국계 금융사의 이탈이 이어졌다. 2013년 영국 HSBC가 국내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철수했고 2017년엔 미국 골드만삭스, 영국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과 바클레이스, 스페인 빌바오비스카야(BBVA) 등이 사업을 줄이거나 한국에서 발을 뺐다. 2018년 스위스 UBS, 2019년 호주 맥쿼리가 은행사업에서 철수했고 2021년 씨티은행도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했다.
글로벌 수위권 IB 제프리스의 한국 진출이 금융시장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 관계가 가까워지는 상황이다. 제프리스의 한국 진출 결정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유화적인 제스처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