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의 '태영건설 살리기'에
자회사 지분 매각·담보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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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2019년 아들인 윤석민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준지 5년 만이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올해 90세(1933년생)로 재계 최고령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직 윤석민 회장의 거취와 역할이 모호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세영 회장은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회사인 TY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선임이 확정되면 그룹 전체의 경영을 총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태영건설의 자금 조달 환경은 여전히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한 유동화증권의 발행금리는 여전히 1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초 이후 태영건설은 ▲지주회사인 TY홀딩스에서 4000억원 규모의 장기 자금 지원(KKR에서 조달. 자회사 에코비트 지분 50% 담보) ▲한국투자증권과 2800억원의 금융 조달 상품 협약 체결 ▲사모사채 1000억원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알짜 계열사도 매각했다. TY홀딩스는 그룹 내 물류사업 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전량(TY홀딩스 지분 40%·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및 윤재원 블루원 대표 지분 60%)을 KKR에 지난 1일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2400억원 규모다. TY홀딩스의 100% 자회사 평택싸이로도 함께 팔았다. 거래 대상은 지분 37.5%로 600억원이다.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도 받았다. IB업계에 따르면 TY홀딩스는 지난달 말 자산유동화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월드미디어제일차에서 760억원을 차입했다. 월드미디어제일차는 ▲SBS미디어넷 지분 70% ▲SBS미디어넷이 보유한 광고 매체 판매기업 디엠씨미디어 지분 54.05% 전량을 담보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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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하거나 담보로 잡은 계열사를 제외하면 태영그룹이 활용할 수 있는 주요 계열사는 SBS와 블루원 정도가 남는다.
블루원은 태영건설의 레저사업 부분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로 경기도 용인과 경상북도 경주, 상주 등 총 3곳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블루원은 작년 매출 1217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기록해 태영인더스트리보다 규모가 크다.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5989억원이다.
SBS 시가총액은 약 4408억원으로, TY홀딩스의 단순 지분가치는 1600억원 수준이다. 사실 국내 3대 방송국 중 하나인 SBS를 활용할 경우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태영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SBS를 꼽을 정도로 애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영그룹은 "건설업계 전체가 PF 우발채무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태영건설의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윤세영 창업회장이 경영 일선 복귀를 결정했다"며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를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올해 만 90세가 된 윤세영 회장의 일선 복귀에 앞서 태영건설은 사장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우철식 사장이 자진 사퇴하고, 최진국 사장이 선임됐다. 경영본부장도 이승모 부사장에서 TY홀딩스 황선호 전무로 교체됐다. 태영건설의 핵심 인력들이 대거 퇴진하고 새로운 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IB 관계자들도 새로운 인사와 접점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윤세영 회장이 전권을 쥐고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역할과 거취가 모호해졌다는 평가다. 윤석민 회장은 윤세영 창업회장의 외아들이다. 태영건설에 약 30년 몸담았으며 2019년 3월 윤석민 창업회장에게 태영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윤석민 회장의 거취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