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인수금융 포함 차환 본게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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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홈플러스가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유치했던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담보부차입금) 만기가 연장됐다.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플러스와 메리츠증권은 연말 만기가 돌아오는 후순위채 투자 기한을 연장하기로 하는 데 합의했다.
홈플러스는 작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일시적으로 단기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메리츠증권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 담보부차입금을 조달했다. 연 이자율은 9%고, 4순위 수익권증서와 단기금융상품이 담보로 제공됐다.
MBK파트너스와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후순위채와 기존 홈플러스 인수금융 등을 묶어서 리파이낸싱(차환)하는 안을 논의했으나 일부 조건에서 이견을 보이며 무산됐다. 이후 일부 금융사가 이런 방식의 리파이낸싱에 관심을 보였으나 역시 진척되지 않았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후순위채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시장의 관심이 모였는데, 지난달 메리츠증권이 만기 연장 의사를 전해오며 협상이 속도를 냈다.
우선 순위가 밀리는 메리츠증권으로선 당장 상환받기는 쉽지 않았다. 홈플러스 입장에서도 위기 때 도와준 투자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차입 금리는 종전보다 소폭 올라갔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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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입장에선 급한 불을 껐는데 내년 이후 다시 차입금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0월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인수금융에 더해 이번에 만기 연장한 차입금 등을 묶어 차환 논의를 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홈플러스의 매출은 경쟁 대형마트 대비 개선되고 있는데 부동산 가치가 핵심인 만큼 내년 부동산 경기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메리츠증권 후순위채 만기가 연장됐지만 본 게임은 내년이 될 것”이라며 “내년 부동산 경기나 홈플러스 실적에 따라 리파이낸싱 난이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