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회장 선거 D-2, 김인 부회장은 직무 '대행'을 떼낼 수 있을까?
입력 2023.12.19 10:34|수정 2023.12.19 10:42
    취재노트
    21일 새마을금고 회장 보궐선거
    김인 후보, 전임회장 최측근ㆍ현정은 회장 사돈…'견책' 징계 수위 논란
    김현수 후보 전직회장 등과 대립…최천만 후보, 금고복지회 대표 이력
    이순수 후보, 중앙회장 '연봉 1원' 공약…송호선 후보,MG신용정보 대표
    용화식 후보, 현직 경영진 비위행위에 꾸준히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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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사상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는 올해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보권선거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공성전 (攻城戰)'이다. 기득권을 지켜야하는 후보와,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은 새마을금고에 혁신이란 키워드를 앞세워 회장직을 차지하려는 후보들간의 경쟁구도가 명확하다. 물론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새마을금고 내부적으로 또는 대외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되는 건 마찬가지다.

      새마을금고는 21일 MG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직선제로 회장을 선출한다. 전국 1290곳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모두 유권자로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오후 2시부터 100분간 진행하는 투표에 앞서 9명의 후보들은 순서를 정해 각각 5분간 연설할 기회를 갖는다. 늦어도 이날 오후 새마을금고 새 회장의 윤곽이 드러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새마을금고 인사들은 총 9명이다. 기호는 추첨으로 선정됐다. 전직 회장의 궐위로 치뤄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후보들은 갑작스럽게 선거에 뛰어들었다.

      선거가 처음으로 직선제로 치뤄지다보니 후보들 모두 선거 전략을 세우는데 애를 먹었다. 과거 대의원들이 투표를 했을 당시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2주일 밖에 되지 않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일일이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는 건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았다. 전화를 한통씩 돌리는 것 만으로도 벅찬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다수의 후보들은 이사장 신분이기 때문에 금고 직원들을 선거에 동원할 수도 없다.

      물론 후보 등록 전부터 전직 금고 출신 직원들이 예비 후보에 대한 '충심(?)'으로 유권자들과 접촉하거나, 전 고위 임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등 선관위에서 판단할 사안들도 종종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이 또한 추후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 갑작스레 치뤄지는 보궐선거에, 선거운동 기간까지 짧다보니 대부분의 후보들이 얼굴을 알리고 공약을 내세울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런 배경들을 감안하면 현직 회장직 직무대행이자 서울지역 이사로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에 가장 잘 알려진 김인 후보가 가장 유리한 출발선에서 시작했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인 후보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사돈지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자금이 급했던 현정은 회장 측은 올해 새마을금고 계열 M캐피탈로부터 약 23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당시 담보로 제공된 주식가치가 2600억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담보인정비율로 인해 김인 후보와 현 회장의 관계가 재조명 받기도 했다.

      김인 후보는 박차훈 전 회장의 최측근 및 현직 새마을금고의 실세로 평가받아온 인물이다. 최근엔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금고 내 사고로 인해 '견책' 징계를 받았다. 내부적으로는 징계 수위를 두고도 적지 않은 지적이 나온 것도 알려진다.

      하지만 오히려 기득권에 맞서는 인물들이 대거 출사표를 냈다는 점은 오히려 김인 후보에 기회가 될 수 있단 평가도 있다. 혁신과 쇄신을 외치는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표심이 분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마을금고 혁신을 주장하는 후보들의 공약이 다소 겹치면서 선명성을 부각하는데 한계가 있단 지적도 나온다. 다수의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은 중앙회 검사권의 독립 그리고 경영혁신위원회의 혁신안 재검토 등이다.

      대구를 기반으로 출마한 김현수 후보는 현직 중앙회 이사로 등재돼 있다. 다만 전직 회장 및 이사진들과 가장 많은 이견을 보인 인물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는데, 중앙회장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김현수 후보는 중앙회 검사권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지역이사 수를 기존 12명에서 8명으로 줄이는 혁신안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처우 개선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김현수 후보 또한 김인 후보와 같은 시기 징계를 받았다.

      한때는 새마을금고의 실세로 불렸던 최천만 후보는 새마을금고복지회 대표이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 최 후보 역시 경영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고치고, 이사장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단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세번째 도전하는 이순수 후보는 중앙회장 '연봉 1원'의 공약을 내세웠다. PF대출 부실채권을 중앙회가 모두 매입하겠단 공약으로 지역금고 이사장들의 표심을 노리고 있다.

      현직 MG신용정보 대표이사인 송호선 대표도 출사표를 냈다. 주요 공약은 과거 비위행위에 연루한 임직원들의 쇄신, MG손해보험 출자에 대한 손실의 중앙회 차원의 손실에 책임을 묻겠단 입장이다.

      이제껏 박차훈 전 회장을 비롯해 기존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워온 용화식 후보도 있다.  용 후보는 과거 새마을금고 실무책임자 협의회 초대 회장을 지냈고, 이후 현직 경영진의 비위 행위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내온 인사 중 하나다. 역시 검사권 독립을 비롯한 중앙회의 기득권 배제가 핵심 공약으로 꼽힌다.

      새마을금고 회장 선거의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유력 후보들의 공약이 경영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대거 재검토하는데 쏠려 있고, 검사권 독립 등 내부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물론 현직 회장직 대행이 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기존 체제의 연장이란 평가도 감수해야 하는 부담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