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실적에 책임인사 놀랍지 않다는 반응
팬데믹 당시 최고 실적 경신으로 뒤늦은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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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부사장의 67%를 교체하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타 증권사 대비 실적이 부진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미뤄진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단 평가다. 증권 업황이 비우호적인만큼 강 대표는 인사를 통한 조직 재정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부사장 9명 중 6명을 바꾸는 인사를 발표했다. IB그룹장인 정영균 부사장이 지난 11월 부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사총괄과 준법감시인을 제외하고 전부 교체된 셈이다. 이번 인사로 글로벌 그룹장, WM그룹장, S&T그룹장, 리스크관리본부장(CRO), 채권본부장, 소비자리스크관리총괄(CCRO) 등이 임기 만료로 직을 내려놓는다.
올해 경쟁사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은 2, 3분기 연속 순손실 488억원, 489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타사 대비 유독 안좋은 실적으로 '누군가는 책임 져야하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오히려 팬데믹 당시 유동성 장에 힙입어 호황을 기록하며 인사 교체가 늦어졌단 해석이 나온다.
증권사 주요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조직 쇄신 차원에서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자산은 고금리 환경으로 평가손실을 면하지 못하고 있고, 금리 변동성으로 트레이딩(S&T)부문 역시 파생매매에서 손실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선방한 자산관리(WM)부문은 불완전판매로 당국에 뭇매를 맞고 있다.
적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동산 부문은 추가 축소된다. 기존에는 부동산 관련해서 IB(투자은행)부문 산하에 프로젝트금융본부, 개발금융본부, 부동산금융본부 등 3본부 체계였는데 인프라대체금융본부, 투자금융본부 등 2본부로 축소한다. 하나증권은 약 1조6000억원에 이르는 부동산PF 및 브릿지론과 1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가 잔존해 있다.
강성묵 대표는 향후 인사를 통한 조직 재정비에 더욱 고삐를 쥘 것으로 보인다. 인사 관련 부서는 이번에 본부로 승격된다. 경영지원본부안에 있던 인력지원실은 HR본부로 독립했다. 업계 둔화가 뚜렷한 시점에 인사에 힘쓰겠다는 강성묵 대표의 포석이란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강성묵 대표는 은행서부터 인사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증권 업황이 안좋은만큼 인사권을 통한 조직 정비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전통 IB 및 WM부문 역할은 강화된다. 전통 IB(ECM, DCM)를 담당하던 기업금융본부가 IB1부문으로 승격했다. IB그룹 내 IB1부문과 IB2부문이 신설되는 것이다. IB1부문장에는 박병기 현 기업금융본부장이 선임됐고 ECM 부장은 권승택 ECM1실장이 내부승진했다.
WM부문은 지역 영업 활성화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영업 추진과 관리본부를 통합하고 지역 영업 활성화를 위해 중앙지역본부와 남부지역본부를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