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차입금 외 사업장 별 PF 보증 채무도 부담
은행·증권·보험 등 유력 금융사 관련 자산 보유
워크아웃 시 상환 가능성 달라질 수 있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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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환 부담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워크아웃을 주도할 예정으로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2금융권 등이 채권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산업은행도 이날 금융회사들에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를 발송했다. 첫 협의회는 다음달 11일 산업은행에서 진행되며 이날 채권단의 공동관리절차 개시 여부 등을 결정하게 된다. △금융채권자협의회 구성 △채권행사 유예기간(3개월) 결정 △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 존속가능성 평가 △PF사업장 관리기준 수립 등이 주요 안건이다.
3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운영자금대출 규모는 4742억원이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은행과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애큐온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렸다. 태영건설은 올해 초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에서 4000억원을 차입했고, 여의도 사옥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기도 했다.
태영건설과 직접 자금 거래가 있는 회사는 물론 PF 대출과 관련해 태영건설의 보증을 확보한 금융사도 채권단에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가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0곳이 넘는 사업장, 수백 곳의 채권 금융사에 대해 보증을 제공했다.
대부분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족 자금을 보충하거나 책임준공하기로 약정해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회사가 금융사의 채무를 인수하는 형태(자금보충·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인수)다. 이 외에 금융회사와 단순 연대보증을 서거나 수분양자의 중도금 대출에 한해 연대보증을 선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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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나 중소형 사업엔 주로 지방은행이나 여전사,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협 등이 채권자다. 반면 대형 사업엔 은행과 증권사 등 대형 금융사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시중은행은 물론 한화·삼성·현대·흥국 등 보험사까지 거의 대부분의 유력 금융회사들이 태영건설 보증 자산을 갖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야 보증이 형식적인 장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경기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고가 나면 결국 실질 차주인 건설사가 돈을 갚으라는 것인데, 회사가 부실징후 기업이 된 상황에선 보증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태영건설이 자의적으로 부채를 상환할 수 없고, 협의회의 판단에 따라 상환 가능성도 달라진다.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자금 흐름이 원활해지고 사업들이 순항하면 우발채무가 현실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전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관련 자산이 많은 곳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약정을 어긴 건설사가 금융사의 채무를 넘겨받는 방식의 보증에선 실질 차주를 건설사로 봐야 한다”며 “건설사가 보증 관련 약정을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워크아웃 상태에선 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금융사의 권리 행사 가능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권 금융회사는 워크아웃에 앞서 채권확인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협의회 의결에 반대하는 채권자는 의결일로부터 7일 안에 산업은행에 금융채권을 사달라는 요청 서면을 낼 수 있다. 이 경우 매수가격 및 조건은 찬성채권자(협의회)와 반대채권자가 합의해 결정한다. 채권은 태영건설이 매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