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 과정에서 검증 이뤄질 듯
회계법인 재무제표 뿐 아니라 킥스도 감사 책임
보험사 감사의견 ‘적정’ 안나오는 사례 생길수도
-
연말결산 시즌에 접어들면서 회계법인과 보험사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해 동안 시끄러웠던 보험사 재무제표에 대해서 면밀하게 감사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회계처리 방식을 넣고 양측의 대립이 이어질 거란 예상 속에 감사의견 ‘적정’을 받지 못한 곳이 나올지 초미에 관심사다.
보험사 회계처리를 놓고 회계법인들간에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이 연말결산에 돌입한 가운데 회계법인들이 일차적으로 이에 대한 감사를 맡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선 보험사 회계 및 건전성 비율(이하 킥스;K-ICS)에 대한 점검을 우선적으로 회계법인에 맡겨 놓은 상태다.
한 회계법인 파트너는 “재무제표뿐 아니라 킥스 비율도 회계법인에서 일차적으로 검증한다”라며 “회계뿐 아니라 계리까지 회계법인에서 담당해야 하니 부담이 작지 않다”라고 말했다.
회계법인들은 부실감사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 2분기 DB손해보험은 1분기 재무제표에 오류가 발견되어, 2분기에 1분기 재무제표를 다시 재작성한 바 있다. 당시에는 분기 감사보고서란 점 때문에 회계법인과 금감원에서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연말결산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그냥 지나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결산의 경우 공시의무도 분기 보다는 깐깐하기 때문에 재무제표에 오류가 있을 경우 재공시를 해야 한다. 회계처리에 오류가 클 경우에는 ‘적정’ 감사의견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상장사의 경우 상장폐지 사유가 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보험사 재무제표에 대한 검증 작업은 연말결산에서 이뤄진다“라며 ”1차적으로 회계법인에 철저한 감사를 요청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보험사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상반기 보험사 실적에 대한 논란으로 금감원이 직접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 하지만 3분기에도 일부 보험사에서 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이)가 크게 나면서 여전히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나 업계에선 보험사 조차도 재무제표 산출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선 계리와 회계를 모두 검증해야 하는데, 두 과정을 통합해서 검증하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연말결산이 이뤄지고 난 다음에도 보험사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IFRS17 도입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들이 시스템 구축 등 IFRS17 도입으로 큰 수익을 냈다”라며 “연말결산을 거쳤음에도 회계처리 문제가 수면 위에 오를 경우 결국 회계법인만 배불려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