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14~35% 책정하면 실적 연동 성과급 최대 50억도 가능
자금경색 이용한 '고금리 장사' '성과급 잔치' 비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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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과 1조5000억원의 펀드를 결성하고, 최대 1조원 증액에 참가를 추진 중인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내에서 롯데그룹 펀드를 추진한 팀을 대상으로 실적연동성과급(PSR)이 지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가 증액하는 펀드에 메리츠가 참여하는 것과 별개다.
일반적으로 펀드 조성을 추진한 금융사에 제공되는 수수료는 약 1% 수준이다. 펀드 규모 1조5000억원 감안했을 때 메리츠가 벌어 들인 주선수수료는 약 150억원으로 추산된다.
금융회사마다 성과급 지급 비율은 상이하다. 대형 금융사들은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거래에 참여했을 경우 회사가 벌어 들인 수수료의 14~17%(주선금액대비 0.14~0.17%)를 지급하는 게 일반적인 수준이다. 신생 금융회사의 경우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 회사가 벌어들인 수수료에 최대 50%를 성과급으로 책정하기도 한다.
이번 롯데와 메리츠의 펀드 조성의 경우, 1조5000억원 단일 건의 대규모 펀드 조성이기 때문에 최대 35%의 수수료율(주선금액대비 0.35%) 책정도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고려하면 약 4~5명으로 추산되는 핵심인력을 대상으로 최대 50억원의 성과급이 지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평가다. 실제로 증권사에선 직급에 상관 없이 영업성과에 따라 수 십억원의 성과급이 지급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해당 규모의 성과급이 한번에 지급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당장 시장의 자금경색 상황을 이용한 '고금리 장사' 비판부터 나오고 있다. 부동산 PF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우려로 일부 건설사는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시장전반이 극도로 예민한 상황을 활용, 증권사 임원들만 고액 성과급을 챙긴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미 메리츠증권은 작년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부회장)가 증인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부동산PF 고금리로 돈벌이' '성과급 돈잔치' 등으로 집중포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국민들이 금리로 고통 받을 때 정작 뒤에서 메리츠증권 임원들은 1년에 30억, 40억 받아 가는 게 말이 되는가"라면서 "부동산 PF 관련해서 가장 갑질을 많이 하는 데가 메리츠증권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감독당국의 눈치를 봐야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사업과 관련, 몇몇 증권사 임직원에 대한 거액 성과급에 대한 의혹과 민원이 지속돼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5개 증권사 임원들이 500억원 상당의 사업수익을 챙겼다고 발표하면서 부동산PF관련, 증권사의 사적이익 추구행위의 개연성을 집중적으로 검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성과보수 이연제도와 관련한 조항을 수정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관련 수십억원대 성과급 잔치가 그대로 용인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증권은 "임직원 개인 급여과 성과급 등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