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모멘텀 부족·실적 기대감 하락·지정학적 리스크 영향
34년 만 최고치 찍은 日 증시와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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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연초 코스피의 하락세가 매섭다. 지난해 12월 이후 한 달여 만에 2500선도 무너졌다. 올 들어 일본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며 도쿄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시총을 넘어선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증시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4분기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기대감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하락폭이 밸류에이션 수준과 펀더멘털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40포인트(1.12%) 하락한 2497.59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가 2500을 하회한 건 지난해 12월 7일(종가 2492.07)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96억원, 4075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5855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약세 마감했다. 삼성전자 (-1.76%)와 SK하이닉스(-1.49%), 카카오(-2.45%) 등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0.25%)과 삼성바이오로직스(0.26%) 등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연초 코스피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인 15일 9거래일 만에 소폭 반등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날 또 다시 하락하며 2500선도 반납했다.
이는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쇼크에 따른 실적 성장 기대감이 하락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예만 반군의 미국 선박 공격과 이란 혁명 수비대의 이스라엘 첩보시설 공격, 대만과 중국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환율 상승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다.
다만 이러한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적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인 매도 물량 출현과 실적 기대감 후퇴 등 요인들이 증시 하방 압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하락폭·밸류에이션 수준·펀더멘털 등을 고려할 때 이 정도의 하락은 과도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가 부진을 이어가는 사이 일본 증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 11일 34년 만에 3만5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15일에는 장중 3만6000선도 넘어서는 등 199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