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상품 전면 중단하는 은행권…농협·하나은행
KB국민은행 조만간 판매 중지 결론 내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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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사태’가 총선테마로 부상하고 있다. 피해자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정치권까지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강화 등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목소리도 크다.
금융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일부 금융사들은 선제적으로 판매 중단에 나서는 등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반복되는 이런 사태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을 갖고 있느냐”가 물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불완전판매한)은행 문 닫을 정도의 메시지를 보여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소법(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시행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 어떤 금융투자상품을 어떻게 분류하고 창구로 판매할지, 어떤 설명·대응을 해야 할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까지 ELS 판매 중단 이슈가 불거지자, 금융지주들은 서둘러 ELS 판매 중단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비예금상품위원회가 ELS 상품 판매 중단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NH농협은행은 작년 10월부터 홍콩 H지수를 포함해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아직 재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 관심은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에 쏠린다. 정치권까지 압박에 나서면서 마냥 가만히 있기는 힘들 것이란 견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ELS 판매 금액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아직까진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당장 ELT, ELF등 상품을 전면 중단하기보다는 고객 입장에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이와 함께 소비자보호도 계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역시 최근 급등한 닛케이 지수 관련 상품 판매 중단을 검토 중이지만, ELT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진 않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소보자보호법을 통해서 최고경영자(CEO) 제재 등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선 총선 이슈와 맞물려 금소법 강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금융회사로선 지배구조법에 이어서 금소법까지 CEO 제재가 강화할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금소법에 따라서 지주 회장까지 제재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금소법 강화를 통해 지주 회장까지도 책임을 묻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행권 경영진은 이런 감독당국의 분위기가 자못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련의 ELS 판매 중단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소법 강화까지 이뤄지면 금융회사 경영진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다”라며 “지배구조법에 이어 금소법 강화까지 지나치게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것은 부담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