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전략 없이 각 사 기능 합쳐놓은 수준이란 평
KB스타뱅킹도 월 이용자 수 1200만명인데 모니모는 200만명
비용부담 지속돼…환골탈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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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통합앱 '모니모'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계열사들이 수백억원씩 쏟아부으며 출시했지만,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당초 기대보다 크게 떨어지는 등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야심차게 내놓은 솔루션이 큰 호응 없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가운데,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뒤늦게 컨설팅 절차를 밟는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은 ‘모니모’를 활성화하기 위한 컨설팅 작업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경영연구소 격인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각 계열사 인력을 차출해 서둘러 '모니모'를 출시했지만, 출시 이후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합 앱이란 것이 합쳐만 놓는다고 전부가 아니다”라며 “컨트롤 타워가 없이 진행되다 보니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 금융계열사 회원 수가 3300만명에 달하는데, 이 중 절반만 모니모를 사용해도 다른 금융사나 빅테크를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모니모 월활성자수(MAU)는 20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타 금융앱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정보기술(IT) 플랫폼에 기반한 카카오뱅크는 1700만명, 토스는 1500만명대 MAU를 기록하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핀테크와 경쟁하기 위해 IT 투자를 대폭 늘리며 MAU를 끌어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이 은행앱 최초로 1200만명을 넘어섰고, 신한 쏠 역시 1000만명 다가서고 있다. 현재 모니모의 MAU는 농협은행 올원뱅크의 350만명보다도 낮은 수치로 분석된다.
한 금융사 IT 담당 임원은 “카카오톡처럼 선제적으로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라며 “이미 사용자가 많은 앱을 키우는 방향으로 간 KB의 전략이 주요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삼성 금융은 모니모 출시를 각 계열사가 각출해서 하는 형태다 보니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기존 계열사 앱과 차별화가 힘들었고, 통합 앱의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각 사(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는 모니모 분담 비용으로 연 300억원 안팎을 지불한다. 계열사 전체적으로 1000억원 이상을 지불하는 상황에서 MAU는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삼성 금융에 정통한 관계자는 “경쟁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서둘러 만들기 위해서 전체적인 그림 없이 추진되다 보니 전략 부재에 대한 내부에서 자성이 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