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조사 진행한다지만
속도전 모습에 졸속 검사 우려 나와
연초 인사이동으로 경험 많은 인력 부재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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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3주만에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판매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우선 마무리했다. 1분기 중 배상기준안 마련하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졸속 검사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교적 짧은 조사기간이었고 조사인력도 연초 인사이동 직후 파견돼 현장검사에 보완이 필요할 수 있단 지적이다. 2차 검사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라 얼마나 시간을 더 들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은행 5곳과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키움·신한 등 증권사 7곳에 대한 ELS 현장검사를 2일 마무리했다. 현장검사는 지난 8일부터 약 3주간 진행됐다.2차 현장검사가 언급되는데 조사 시기는 설 지나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금감원은 H지수 기반 ELS 투자자 손실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ELS 조사에 속도를 냈다. TF팀장은 박충현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가 맡았다. 각 은행들의 현장검사 진행 속도나 상황을 보고 검사 종결 시점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투자자들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빠른 결론을 주문한 영향이다. 이복현 원장은 연초 중구 은행회관에서 '신년 금융 현안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빨리 검사를 진행하고 투자자 의견도 들어 올해 2~3월이 가기 전에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당국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H지수 ELS 사태가 많은 투자자들의 손실을 야기한만큼 속도보다는 신중한 조사가 필요한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지난 2019년에 발생한 DLF 사태 때는 금감원이 하나·우리은행에 대해 각각 9주간 현장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상품이 1조원 가량 팔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여럿 발생했고 불완전판매 논란이 상당했다. 당시 판매사들은 해당 상품에 대해 웬만해선 원금보장이 된다고 홍보했다. 금감원은 실태조사 및 현장검사에 적잖은 품을 들였다.
이번에 분쟁조정국 인력이 현장검사에서부터 파견된 것도 이례적이란 관측이다. 은행 현장검사에서 조사역뿐 아니라 분쟁조정국 인력이 함께 파견된 것인데, 민원 대응에 더 집중해 사건을 보겠다는 뜻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보통 검사가 끝나고 판매사의 책임소재가 규명되면 분쟁조정에 나선다.
아울러 연초에 금감원 직원 인사이동이 있어 현장검사 인력에는 경험이 없는 조사역도 있다는 지적이다. 부서장 인사는 지난해 11월 공개됐는데, 은행검사국 등 일부 핵심 부서는 인사 시행 시기가 연초로 밀렸다. 직원 인사 이동도 1월에야 있어 지난 한해 동안 여러 경험을 쌓은 조사역들의 부재가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작년 한해동안 금융사에 대한 검사가 여럿 진행됐다. 그때의 노하우를 가지고 이번 ELS 검사에도 속도가 났다면 좋았겠지만 검사가 생소한 인원도 있어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