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지분 2% 안돼…사외이사 지명권 즉시 소멸
지난해 이사회 대거 개편...올해엔 안정 유지 가능성
이르면 이달 말 이사회 열어 사외이사 등 안건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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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지명권을 상실했다. 최근 두 차례 걸쳐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처분하며,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준선 이하로 지분율이 내려온 때문이다.
당장 신한지주 이사회의 대대적인 변동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사외이사 9명 전원 임기가 일단 오는 3월 만료되지만, 모두 연임이 가능한데다 작년 이미 지난해 사외이사 수를 대폭 축소하는 등 큰 변화를 미리 단행했다.
다만 2020년 신한지주 증자 당시 '저가인수'로 참여했던 사모펀드 연합군 어피너티-베어링의 역할론이 사라졌다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2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30만여주, 520만여주씩 총 1050만여주의 신한지주 지분을 매각했다. UBS가 주관을 맡아 국내외 기관을 모집, 클럽딜 방식으로 지분 매각이 이뤄졌다.
어피너티는 지난 2020년 신한지주 유상증자에 참여, 6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3.96%를 확보한 바 있다. 조용병 회장 재직 당시로, 이 무렵 신주 인수가격은 주당 2만9600원에 불과했다. 증자 단행 1년 전 신한지주 주가가 4만원에 달했다가 이후 주가가 급락했는데 바로 이 시기에 베어링과 함께 증자에 참여했다. 이에 IMM PE를 비롯한 다른 FI와의 형평성 문제, 그리고 뚜렷하지 않은 증자 목적으로 '특혜시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어피너티는 사외이사 지명권을 확보, 지난 2021년 3월 외국계 로펌 대표 출신인 이용국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 사외이사는 지난해 초임 2년 임기를 소화하고, 1년 연임돼 근무하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신한지주와 지분율이 2% 미만으로 하락하면 즉시 지명권이 상실된다는 내용의 주주간계약을 맺었다. 신한지주의 증자 등으로 인해 지분율이 하락하면 어피너티가 신주 또는 구주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는 조항도 있었지만, 이번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번 블록딜 이후 앞으로 사외이사 지명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어피너티는 일단 앞으로도 신한지주와의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어피너티 측은 "신한금융과 긍정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지분 매각 등)특정 거래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한지주가 당장 이사회 구성에 당장 큰 변화를 추구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지주는 이미 지난해 사외이사 수를 12명에서 9명으로 크게 줄였다. 2019~2020년 외부 투자를 받으며 사외이사 수가 지나치게 많이 늘어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신한지주 이사회 내 사외이사 9명은 재일교포 추천 3명, 사모펀드 추천 3명,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추천 3명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사외이사 9명 전원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되지만, 재직 최대연한(6년)을 채운 사람이 없어 모두 연임에는 법적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주주가 사외이사 지명권을 상실할 경우 해당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도 즉시 사임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피너티가 추천한 이용국 사외이사의 경우 현재 정상적으로 이사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한지주도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며 "이사회 구성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안 등 주주총회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그간 어피너티와 베어링 등이 신한의 재일교포 주주 '견제'를 위해 초청됐다는 시각이 많았다. 아울러 무위험 승차라고 평가 받을 정도로 일찌감치 수익확보를 예상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정작 사모펀드들은 신한지주 지주로 참여하는 동안 이렇다 할 역할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아울러 진옥동 회장 취임 이후 재일교포 견제라는 필요성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들의 주주로서 역할도 더 이상 없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