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RWA 의사결정시 고려…질적 성장 위주
투자여력 줄까 한숨…시장상황은 반등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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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요 대형금융그룹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RWA(위험가중자산) 관리가 떠오르고 있다. 이사회 차원에서 모니터링 지표에 포함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지난해까진 충당금을 통해 그간의 위험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면, 올해엔 RWA 관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선제 관리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때문에 은행 투자부서들의 '실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부터 금리 인하 움직임이 감지되며 묵혀뒀던 투자 매물들이 속속 고개를 내밀고 있지만, 대부분 '고위험고수익' 자산인만큼 RWA 관리 체제 내에선 투자활동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 한 해 직접 및 LP(출자자) 펀드 관련 투자여력을 약 1조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과거 수년간 약 1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까지도 설정했던 점과 비교하면 한도가 대폭 감소했다. 하나은행 역시 올해는 위험성이 높은 RWA 규모를 늘리는 속도를 늦출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한 해 비외감기업 등 위험자산을 늘린 데 따라 올해는 질적 자산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이는 은행들이 잇따라 RWA 관리에 나서고 있는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하나금융은 최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컨콜)에서 RoRWA(위험가중이익률)을 고려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한금융 역시 올해는 리스크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최근 열린 신한경영포럼에서 ‘사고치지 말라’는 주문을 가장 첫 번째로 내세웠다는 후문이다.
외부에서도 RWA 관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JB금융지주 2대 주주이기도 한 국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달 초 국내 주요 7개 금융지주에 서한을 보내 RWA 관리를 강조했다. 연간 RWA 상승률을 3~4%내로 제한하고, 이를 통해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제고해 배당 여력을 늘리라는 주문이다.
은행들은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2~3년간 정부가 가계부채의 과도한 증가를 경계하며 은행들은 기업대출 위주로 자산성장을 꾀할 수밖에 없었다. 통상 기업대출은 기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만큼 영업과정에서 RWA 상승은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올해 주요 금융지주들이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RWA 관리에 들어가며, 투자부서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기조 속 자칫 투자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까지 크게 침체했던 투자시장은 올해부터 다소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작년까지 고금리 여파로 신규 딜(거래)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아직까지 인수금융 기준 7%대 금리에 머물고 있지만 차차 6% 후반대도 바라볼만 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리파이낸싱(자본재조정) 수요가 대부분이었지만 그간 미뤄뒀던 바이아웃(경영권) 거래도 슬슬 고개를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 투자부서들도 프로젝트펀드 출자 등을 통해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우량한 조단위 신규 딜의 경우 인수금융 등의 대출은 대부분의 은행 투자부서에서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은행들의 위험자산 관리 기조 속에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은행을 필두로 각 계열사들이 조금씩 출자해 대규모 투자 건을 빠르게 집행하는 경우도 꽤 있었지만 최근에는 투자 한도가 줄어든 데다 은행들이 BIS(위험자산 대비 자본)비율 관리에 힘쓰고 있어 예전만큼 활발한 투자 활동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