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은 대기업 투자 적극…VIG는 1년만에 회수실적 챙겨
투자 수요 늘자 LP들도 크레딧 특화 출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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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경영권을 주고받는 정통 사모펀드(PEF)의 바이아웃 거래가 아닌, 투자처의 니즈(수요)에 맞춤형 자금을 투입하는 크레딧 투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 전망, 고금리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이 금고를 쉽게 열지 않으면서 대규모 M&A 거래의 열기는 다소 주춤한데, 이에 대형 운용사는 물론 중소형 PEF운용사들까지 다양한 투자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크레딧펀드 결성을 고심중이다.
크레딧 투자는 기업을 비롯한 투자처에 소수 지분, 메자닌, 대출 등 활용 가능한 대부분의 투자기법으로 수익을 올리는 투자를 일컫는다. 넓은 의미에서 투자처의 특수한 상황에서 자금을 투입한다는 개념으로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로 명명하는 운용사도 있다. 운용사마다 추구하는 전략과 수익률, 방식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높은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는 바이아웃 거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지 않다. 다만 바이아웃 거래와 비교해 안정성이 높고, 투자와 회수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과정에서도 크레딧펀드 투자가 가능하다. 거래의 안전성은 따져봐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담보자산과 차주에 대한 신용보강이 확실하다면 대출 형식의 투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최근 PF 사업장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신규대출, 차환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크레딧펀드를 찾는 부동산 사업자들이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PEF운용사 한 대표급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산업의 상황을 비춰봤을 때 정확히 크레딧펀드 역할이 좀 필요한 시기이다”며 “최근 들어 크레딧 투자와 관련한 거래를 상당히 많이 제안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MBK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PEF운용사를 시작으로 크레딧 투자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두 회사 모두 조 단위 이상의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를 운용하면서 투자와 회수의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SS 2호는 최근 인천에 개장한 인스파이어리조트에 베인캐피탈과 함께 총 3000억원을 대출 형식으로 투자했다. 배인캐피탈도 역시 크레딧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MBK파트너스 최근 오너가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국앤컴퍼니의 공개매수를 추진하면서 SS펀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단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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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IMM PE, VIG파트너스, 글랜우드PE, 어펄마캐피탈 등이 모두 크레딧펀드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신설했고 각자 펀드를 구성해 본 펀드와는 다른 전략의 투자를 구상하고 있다. IMM PE의 자회사 IMM크레딧솔루션(ICS)는 SK루브리컨츠·SK엔무브·삼성생명·KT클라우등 등 다수의 대기업 투자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VIG파트너스 크레딧펀드인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은 마이리얼트립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520억원을 투자해 약 15개월여 만에 회수에 성공했다.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를 제외한 크레딧펀드로 명명한 운용사 가운데 첫 회수 사례로 기록됐다. VAC는 현재 3호펀드 결성을 추진중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다소 무거운(?) 바이아웃 펀드 출자와 별개로 크레딧 투자 성격에 맞춘 출자사업도 등장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까진 크레딧펀드를 보유한 운용사들은 대형사 또는 바이아웃 펀드의 양호한 회수실적을 보유한 곳들이었다.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스틱인베스트먼트, VIG파트너스, 글랜우드PF, 어펄마캐피탈 모두 이에 해당한다. 사실 자금을 출자하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선 본 펀드와 크레딧펀드의 구분이 모호한데 회수실적이 사실상 전무한 크레딧펀드에 메리트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운용사들은 본 펀드와 크레딧펀드의 펀드레이징 출격 시기를 조율하는 등의 전략을 세워야 했고 일부 간섭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아직까지 기관투자자들의 크레딧 투자에 대한 출자사업이 활발한 것은 아니다. 간혹 사모대출펀드(PDF)와 메자닌펀드의 출자사업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그 규모가 일반 M&A펀드의 출자사업과 비교하긴 어렵다. 메자닌펀드의 경우엔 바이아웃펀드 운용사와 크레딧펀드 운용사가 동시에 지원하는 등 아직은 구획정리가 명확하지 않은 모습도 발견된다.
다만 최근 들어선 크레딧 투자에 대한 거래 수요는 많아지고, 오히려 투자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 조성되면서 맞춤형 출자를 고민하는 기관투자자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역시 고수익을 보장하긴 어렵지만, 거래의 안정성과 회수기간 측면에서 바이아웃펀드보다 부담이 덜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국내 한 대형 기관투자자 CIO는 “대체투자 부문에 대한 출자사업을 다소 보수적으로 진행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며 “바이아웃 외에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한 펀드 출자를 고민하는 기관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크레딧 투자가 필요하고 늘어날 것이란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며 “크레딧투자에 특화한 콘테스트를 하려고 준비하는 기관들이 꽤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