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41%↑ 강보합 마감…주가 선반영 영향
SK하이닉스는 신고가·삼성전자는 보합…엇갈린 희비
신한지주, 배당락에도 정책 기대감에 낙폭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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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신고가를 경신하며 강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는 약보합 마감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당초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실적에 따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이어져 온 반도체주의 주가 선반영에 증시 영향은 미미했단 평가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2664.27(0.41%)에 강보합 마감했다.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이 273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34억원과 747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선 반도체주와 저PBR주가 증시를 이끌었다. 반도체 업종 내에선 시가총액 1위와 2위의 희비가 엇갈렸다.
SK하이닉스는 5.03% 오른 15만6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반면, 삼성전자는 장 초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0.14% 오른 7만3100원에 마감했다. 한미반도체(6.70%) 등 반도체주들이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이 밖에도 현대차(1.67%)와 기아(2.14%) 등 저PBR주가 강보합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전일 발표한 엔비디아의 실적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 시각) 지난해 4분기 매출 221억달러(29조5035억원), 주당 순이익 5.15달러(6875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매출이 전년보다 265% 증가한 규모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앞선 2거래일 주가가 하락했던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이에 개장을 앞두고 국내 반도체주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보단 증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단 평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따른 국내 증시 영향이 꽤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시장에 반향이 크지 않았다"며 "이미 국내 반도체주의 호실적이 지난해 말부터 주가에 선반영된 탓"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서 반도체 외에 주목받았던 것은 금융지주의 배당락 이슈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일제히 이달 말 결산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배당기준일)을 맞는다. 신한지주 23일, 하나금융 28일, KB·우리금융이 각각 29일이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처음으로 지난해 배당기산일을 2월 말로 결정한 데 더해 정부의 저PBR주 정책에 따라 최근 금융지주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이에 내일 이뤄질 신한지주의 배당을 앞두고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 출회에 배당락 우려가 있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 신한지주는 1.05% 하락한 4만2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주가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한 수치다. 이에 시장에선 26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까지는 금융주를 비롯한 저PBR주에 대한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배당락을 앞둔 기업이 상당히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종목 매수를 이어갔다"며 "이날 지수 상승은 엔비디아 호실적으로 인한 SK하이닉스 강세가 견인했지만 상승 종목들은 저PBR 종목에 몰려있던 하루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