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지분 6% 보유…2년새 절반으로 장부가 줄여
힘 잃은 본업…2021년 이후 영업이익 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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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미국 현물 ETF 승인에 힘입어 연일 최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이에 가상화폐 거래소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도 상승세다. 다만 본업 경쟁력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테마주에 묶여 주가가 상승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6.82% 오른 47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9%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상승세의 배경으로는 한화투자증권이 보유한 두나무 지분이 첫 손에 꼽힌다. 비트코인이 개당 1억원을 목전에 두는 등 사상 최고가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한화투자증권도 덩달아 비트코인 테마주로 묶인 탓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의 지분을 약 5.97% 보유하고 있어 대표적인 가상화폐 관련주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2월 퀄컴으로부터 두나무 지분 206만9450주를 취득한 바 있다.
다만 비트코인 테마주에 따른 주가 상승과 별개로, 한화투자증권은 보유한 두나무의 지분가치를 매년 낮춰 잡고 있다. 2021년 한화투자증권이 처음 장부에 반영한 두나무 기분가치는 6500억여원에 달했다. 2022년엔 두나무의 지분가치를 3348억원으로 절반 가량 낮췄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3247억원으로 또 다시 약 100억원 가량 낮춰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새 장부가가 반 토막 난 것이다.
본업인 증권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저PBR주·비트코인주 등 테마주로 묶이며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 좋은 상황만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20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022년 344억원, 2023년 5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다소 상승하긴 했으나, 2021년과 비교하면 실적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단 평가다.
지난해 실적 개선도 장이 좋아지며 트레이딩 실적이 나아진 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본업경쟁력이 악화하며 한화투자증권 주식은 2022년 1월 이후 지리한 하락세를 보였다.
한화투자증권이 비트코인 관련 이슈에 반응해 급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3월에도 업비트 운용사인 두나무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약 한 달 만에 228%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한화투자증권 우선주는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약 70% 상승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과 무관하게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기업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라며 "테마주로 묶이게 되면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중·장기적으로도 투자자의 신뢰도 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