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이탈 시 조달금리 상승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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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6일 M&A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복수의 PEF 대상으로 제한적 경쟁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거론된다. 수천억~조 단위 대형 블라인드펀드를 가지고 있는 PEF들이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한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주관사로 거론되는데 아직 공시적으로 절차가 시작된 상황은 아니다.
SK네트웍스 측은 “SK렌터카 매각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8년 AJ네트웍스로부터 AJ렌터카 지분 42%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해 SK렌터카를 출범시켰다. SK네트웍스는 작년 8월 SK렌터카 공개매수 계획을 밝혔고, 이후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중복 상장 해소에 따른 모회사 주가 상승 목적이었는데, 시장은 이를 SK렌터카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기도 했다. 작년 SK렌터카 시가총액이 3000억원대에 그쳤던 터라, 상장 상태에선 제값을 받기 어렵다. 올해 들어선 SK렌터카의 자회사 SK렌터카서비스의 이름에서 SK를 빼는 작업이 추진되기도 했다.
SK렌터카 매각가는 7000억원에서 8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거론된다. 최초 인수가에 공개매수까지 들어간 금액 6000억원가량에 약간의 프리미엄을 얹은 정도다. 매각 대금은 SK네트웍스의 신사업 추진에 쓰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렌터카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잠재적인 매물로 평가됐었다. 신사업 목적으로 인수했지만 초반에 대규모 자금을 들인 후 몇 년에 걸쳐 소비자로부터 자금을 쪼개 받는 사업 모델이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SK렌터카는 칼라일그룹, KKR 등 외사는 물론 국내에서 수천억원 이상을 조달할 능력이 있는 PEF들이면 한 번씩은 인수 제안을 받았거나 검토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렌터카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하고, M&A 시장 환경도 냉각되면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물밑에서 매물로 내놨다 거둬들였다를 반복했다 보니 이번에도 결과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없지 않다.
문제는 렌터카 사업이 PEF가 하기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평판 위험을 신경 써야 하고 조달비용 증가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렌터카 사업은 자금 조달 및 운용, 이후 회수까지 이뤄지는데 사실상 금융업과 유사하다. 재계 수위권 그룹에서 PEF로 대주주가 바뀔 경우 조달 비용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
SK렌터카 인수를 검토했던 한 PEF 운용사 대표는 “렌터카 사업은 결국 금융업인데 SK그룹에서 PEF로 주인이 바뀌면 조달 비용이 크게 뛸 수밖에 없다”며 “렌터카 산업의 성장성도 주춤하지만 조달 비용 탓에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검토를 중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