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망 재편·일회성 비용 등 영향
올해 대주단 재무약정 관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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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MBK파트너스가 작년에 인수한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의 실적이 급락했다. 해외 딜러망 확장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인수금융 대주단과 맺은 재무약정(covenant)을 지키기 부담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년 전 MBK파트너스는 메디트를 2조425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과감한 조건을 제시해 쟁쟁한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을 제쳤다. 이후에도 경쟁자들의 공동투자 제안이 이어졌었을 만큼 메디트는 매력적인 자산이었다.
메디트 창업주 등 특수관계인도 재투자해 힘을 보탠 터라 성공가도를 이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점차 부진을 걱정하는 시선이 늘어났다. 작년 하반기부터 메디트 실적 하향 경고등이 켜지며 MBK파트너스가 고가 인수를 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첫해 메디트의 실적은 신통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메디트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연결기준)에 따르면 회사는 2023년 매출 1263억원, 영업손실 36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매출 2714억원, 영업이익 1426억원)에 비해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메디트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 100여개국 230곳에 달하는 딜러십이 강점으로 꼽혔다. 매각을 앞두고도 안정적인 성장성을 유지했는데, 이는 해외 딜러망보다는 신제품을 매력적인 가격에 출시했던 영향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는 물론 북미와 유럽 등 핵심 해외 시장의 실적이 줄었다. MBK파트너스의 해외 딜러망 개편 작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시선도 있다.
MBK파트너스는 메디트를 인수하면서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9000억원(한도대출 1000억원 포함) 규모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차입금을 일으키면서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net debt/ebitda)을 6.5배 이하로 유지하기로 하는 재무약정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선 약정을 지키기 어렵다.
작년 실적은 인수한지 만 1년이 되지 않은 만큼 재무약정 유지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올해 실적이 발표되는 내년 초에는 대주단과 맺은 재무약정을 지켰는지 따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기본 펀더멘털은 탄탄하고, 일회적인 비용이 많이 나간 면도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올해 내내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해외 딜러망 옥석 가리기를 하고 신제품이 출시되면 메디트의 실적이 올라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첫해는 예상이 벗어난 상황”이라며 “작년과 달리 올해 실적은 재무약정 조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MBK파트너스가 메디트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